공사 비용 30조원이 들어간 일본 간사이(關西) 공항 사용료가 인천국제공항의 2.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본격 추진되는 가덕도 신공항 역시 공사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사용료가 올라가 다른 공항과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일본 간사이 공항에서 항공기가 한 번 착륙할 때 내야 하는 사용료는 1144만원 수준이다. 착륙료 800만원, 정류료 168만원과 기타 비용(탑승교 사용료, 소음 부담금 등)을 합친 액수다. 보잉 747-400 여객기에 승객 333명이 탑승하고, 4시간 정류하며, 탑승교를 110분 사용하는 걸 기준으로 했다. 이는 인천공항의 2.6배에 달하는 액수다. 인천공항은 같은 기준으로 사용료가 428만원으로 간사이공항의 37%에 그친다. 착륙료 341만원, 정류료 11만원 수준. 일본 나리타공항은 1066만원(착륙료 692만원, 정류료 84만원 등), 홍콩 첵랍콕공항은 698만원(착륙료 423만원, 정류료 41만원 등) 등이다.
항공기의 공항 사용료가 비싸면 항공사에서 노선을 새로 만드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인천공항이 그동안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공항 사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게 항공업계 분석이다.
일본 간사이 공항 사용료가 올라간 이유는 건설비가 많이 들어 이를 회수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이다. 간사이 공항은 매립 수심이 깊어 공항 건설에만 30조원이 투입됐다. 반면 인천공항은 1단계 공사에 5조6000억원, 4단계 공사가 끝난 현재까지도 총 18조원이 투입됐을 뿐이다.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의 공사 비용을 최소 12조8000억원(활주로 1개)에서 최대 28조6000억원(활주로 2개, 군공항 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제철 한서대 공항행정학과 교수는 “가덕도 신공항에 공사비가 많이 들어갈수록 사용료가 올라가고, 그 경우 항공사들이 운항을 꺼리면서 공항 경쟁력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사용료를 낮추면 그만큼 적자가 나고 그 공백은 정부에서 세금으로 메꿔야 하기 때문에 딜레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