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늘어나는 태양광·풍력 폐기물도 골칫거리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블레이드(날개)의 설계 수명은 각각 15~20년, 20~30년이다. 2050년 탄소 중립까지 최소 한 번 이상은 수명이 다한 설비를 걷어내고 새로 깔아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폐(廢)패널 발생량은 2018년 17만6000t에서 지난해 279만4000t으로 15배가량 증가했다. 현 정부 들어 태양광 보급이 급증한 가운데, 패널의 수명을 감안하면 2030년 이후 폐패널 발생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향후 폐패널 발생량을 2030년 2만935t, 2040년 11만2564t으로 전망했다. 풍력발전도 보급량이 2025년 1만MW(메가와트)에서 2030년 2만MW, 2024년 2만5000MW 수준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함에 따라 2040년 이후부터는 폐블레이드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설비의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태양광 패널의 70~75%를 차지하는 강화유리는 재활용해도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활용하지 않는다. 태양광 폐패널은 2019년부터 재활용 의무 대상에 포함됐지만, 패널의 20~25%를 차지하는 알루미늄 등 일부 소재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매립되고 있다. 현재 시범 사업 중인 태양광재활용센터의 평균 재활용 처리 비용도 t당 29만8000원 선으로, EU의 17만8000원보다 높은 편이다. 국내에는 아직 표준화된 재활용 방식이 없기 때문이다. 풍력 블레이드는 특수 소재인 유리섬유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폐블레이드는 폐기물관리법에서 폐합성수지로 분류돼 주로 소각된다. 폐블레이드는 국내뿐 아니라 풍력발전 보급률이 높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아직 처리 기술이 구체화되지 않았다. 미국에선 폐블레이드를 시멘트 원료로 공급하는 방안 등이 논의 중이고, 유럽에선 2025년까지 2만5000t의 폐블레이드를 해체할 예정이지만 재활용, 재사용, 수명 연장, 소재 변경 등 여러 가능성만 열어두고 구체적인 처리 방안을 정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