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비정규직의) 직고용은 현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자회사 (정규직 고용) 체제로 안착을 시켜야 합니다. 직고용은 좋은 정규직화, 자회사는 나쁜 정규직화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합니다.”(대화명 ‘아이디어맨’) 지난 8일 오후 2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만든 익명 채팅방에서 김경욱 공사 사장에게 직원이 건의한 말이다. 공항과 관련한 어떤 얘기든 솔직하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이 ‘정례 익명 채팅’은 이날이 작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 김경욱 사장과 함께 직원 200명이 참여했다.

김 사장은 이날 “고용 안정이 최우선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단 현행 자회사 (정규직 고용) 체계에서 조직을 안정시키고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 형태에 정답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회사 체계는 잘못 대응하면 만성적 적자에 빠질 우려가 크다. 최선을 다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직고용 및 자회사 정규직 채용이 공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뉴스1

이어 대화명 ‘인꾹공’ 직원이 “코로나19로 인해 공항 수입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복지 기금 조성이 되지 않아 직원 복지 혜택이 여럿 중단되고 축소됐다”고 하자, 김 사장은 “이런 위기가 다시 올 수 있으므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다른 직원들도 “수입선 다변화와 무관하게, 최소한의 복지 혜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면 직원들 사기가 훨씬 증진될 것” “최소한의 복지조차 사라지니 마음이 아프다”고 글을 올렸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일부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10여 년 전 선배들의 잘못된 결정으로 현직들이 아직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대화명 ‘거북선’ 직원이 “우리 회사는 노사 간 불신, 반목이 항상 있어 조직 발전이 어렵다”고 하자, 김 사장은 “노사 관계는 본질적으로 긴장 관계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노사가 오순도순 지내는 조직이 있는데, 저는 이것이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그 회사의 장래를 갉아먹고 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