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31일 오후 4시 기준 관측사진. /기상청

30일 밤 태풍 강도 중 가장 센 ‘초강력’으로 격상된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다음 달 2~3일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5~7일쯤 우리나라 쪽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이 31일 밝혔다.

현재 힌남노의 위력은 2003년 한반도를 휩쓴 태풍 ‘매미’ 보다 강력하다. 매미와 힌남노 모두 ‘초강력’(최대풍속이 초속 54m 이상) 태풍이란 점은 같지만, 힌남노의 중심기압(915hPa)이 매미(930~940hPa) 보다 낮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도가 세진다. “5hPa(헥토파스칼) 차이만 나도 태풍의 세력 차가 크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힌남노의 위력은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증발되는 수증기량이 많아지며 태풍의 덩치도 커지는데, 힌남노는 현재 수온 30도를 웃도는 바다를 지날 예정이다. 내달 2일쯤 힌남노의 중심기압이 현재보다 5hPa 낮은 910hPa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주변 해상에서 서진 중인 힌남노는 다음 달 2~3일쯤 이동방향을 북쪽으로 틀 전망이다. 핵심은 ‘북상 각도’다. 기상청은 당초 힌남노가 북위 30도를 넘기 전 경도상 제주도보단 오른쪽에 위치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31일 예보에선 태풍이 다음달 5일쯤 북위 30도에 근접하며 우리나라 서해상 부근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풍이 일본보다 중국에 더 붙어 북상하면 우리나라가 태풍 직간접 영향을 더 받으며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태풍이 우리 내륙에 상륙할 지는 미지수다. “현재 주변 기압계 등에 의한 변동성이 매우 커 힌남노 이동경로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올 경우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내달 5~7일 사이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다음 달 1일 밤부터 제주도에 비가 시작돼 2일 전남·경남권으로 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3~6일까지는 태풍의 영향으로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힌남노의 이동 경로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에 따라 강수 구역과 시점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