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이 녹조를 일으키는 ‘남세균’이 현미경으로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는 MBC 보도에 대해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과학원 측은 “현미경 검사법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캐나다 등 해외에서 조류(藻類)를 분석할 때 쓰는 공인시험방법”이라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20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학원은 지난 18일 MBC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가 녹조 의심 신고가 들어온 가정집 수돗물을 현미경 관찰한 결과 (남세균이 아닌) ‘코코믹사’(coccomyxa)라며 인체에 무해하다고 결론냈지만, 마이크로시스틴과 같은 독성 물질을 만드는 유해 남세균은 크기가 매우 작아 현미경으로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보도한데 대해 “남세균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지 못한다는 MBC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과학원은 “현미경 검사법은 조류경보제를 발효하고 수환경모니터링, 정수장 원수 모니터링 등에 쓰이는 ‘공인시험방법’인데, MBC가 현미경 검사법이 정확하지 않다는 취지의 허위 주장으로 과학적 분석법에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MBC는 해당 보도에서 녹조류를 분석할 때 ‘현미경 검사법’ 보다 ‘PCR 검사법’이 더 정확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MBC는 “현미경상으론 남세균이든 일반 세균이든 그냥 점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녹조류 종류를) 알수 없다”는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분자미생물학연구실 신재호 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과학원 측은 신 교수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수질오염물질 공정시험기준에서 ‘현미경 검경배율 100배~1000배’로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기에 ‘점으로만 보인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했다.

대구 한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 주장을 보도한 MBC가 보도에 사용한 현미경 사진(위). 국립환경과학원이 "MBC 보도에 나온 현미경 사진은 남세균과 전혀 다른 물질"이라며 제시한 마이크로시스티스 현미경 사진.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개구리알 모양을 띠는 반면, 이 교수팀이 찍은 사진은 쌀알 형태를 보인다. /MBC·국립환경과학원

앞서 MBC는 대구시 한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발견된 연두색 물질을 ‘유전자 검사(PCR)’한 결과 남세균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교수는 본지에 PCR 검사를 통해 확인한 물질이 “마이크로시스틴을 배출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이며 독성을 일으키는 ‘살아있는 남조류’”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PCR 뿐만 아니라 RNA 검사도 병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학원은 MBC 보도에 나온 현미경 사진을 토대로 “형태학적으로 남세균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며 남세균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을 냈다. 과학원은 또 “PCR은 시료(試料)에 죽은 세포의 DNA 파편이 일정량 이상 포함될 경우 살아있는 남세균이 검출된 것처럼 오인되는 한계가 있어 녹조류 검사 땐 권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학원은 “MBC와 이승준 교수팀이 ‘살아있는 남세균’이라는 PCR 결과의 신뢰성을 얻으려면 마이크로시스티스라고 주장하는 물질이 공인시험방법인 현미경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MBC는 온라인 기사에 담았던 해당 현미경 사진을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 /뉴스1

이주환 의원은 “1991년 3월 페놀 낙동강 오염 사태 이후 영남권 주민은 마실 물조차 믿지 못하고 불안에 떨며 30년 이상을 살아오고 있다”면서 “비과학적 보도로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초래하고 나아가 4대강 보 해체 등 정치적 목적으로 쓰려는 악의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