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폐회한 유엔환경총회 제6차 회의(UNEA-6)는 현재 지구가 처한 상황으로 기후변화, 자연손실, 환경오염 등 ‘3중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결의문에선 각국에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의 실천(sustainable lifestyles practices)’을 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일상생활 속 친환경 실천의 열쇠로는 ‘환경교육’이 꼽힌다.
국내 비정부기구(NGO) 가운데 유일한 UNEP(유엔환경계획) 공식 파트너이자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은 ‘에코맘코리아’가 최근 ‘청소년 환경교육 30만명’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2014년 시작한 ‘UN 청소년 환경총회’로 세계 17국 청소년 3300여명이 한국을 찾았고, 국내 초·중학생 대상의 ‘글로벌 에코리더’ 프로그램을 비롯해 지금까지 청소년 30만 6000여명의 환경교육을 책임졌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3일 “환경교육이 좌우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인간의 삶’을 위한 문제의식을 키우도록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에코맘코리아에서 환경교육을 받은 청소년이 30만명을 넘어섰다.
-”2023년 기준 국내 초·중·고교생 전체 학생 수가 약 577만명이니 ‘누적 교육생 30만명’은 이중 약 5.2%에 해당한다. 여기에 매년 3만명을 교육 중이다. 바닷물도 단 3%의 소금물이 짠맛을 낸다. 의미있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15년간 환경교육을 받은 학생 중 다수가 성인이 됐다. 교육 효과가 있었나.
“초·중학생 때 만났던 아이들이 청년이 됐다. 스타트업 대표로, 비건 빵을 굽는 파티시에로, 미국 아마존과 국내 SK·효성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서 ESG 관련 업무도 맡고 있다. 기후 데이터 연구원, 양서류를 연구하는 학자, 전교 꼴찌에 게임중독이었다가 환경교육 이수 후 공부에 뜻을 품어 치의학을 공부 중인 아이도 있다. 이 청년들이 ‘학생 때 받은 환경교육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어떤 교육 프로그램이 있나.
“UNEP와는 ‘UN 청소년 환경 총회’ ‘UN 생물 다양성 유스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부설 환경건강연구소와 ESG생활연구소를 설립해 시민들 관심이 큰 건강·안전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들고, 기업의 ESG도 돕고 있다. 국내 최초 환경도서관인 ‘서초구립 방배숲환경도서관’을 운영하며 ‘제로 웨이스트’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도서관에선 하루 일반쓰레기 배출량이 20L 정도에 불과하고, 휴지 같은 소모품을 제외한 일회용품이 일절 없다. 처음엔 불편해하던 이용객들도 텀블러를 들고 도서관을 찾고 있다. ‘찾아가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현장도 가고 있다.”
-기업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UNEP는 기업이 생산하는 치약이나 화장품에서 발생하는 ‘1차 미세플라스틱’을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 구멍 난 부분이 바로 ‘섬유유연제’였다. 향을 감싸는 작은 캡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엄청나게 나온다. 그래서 섬유유연제를 만드는 큰 기업들을 모두 초대해 토론회를 개최했고, 이중 엘지생활건강이 섬유유연제에 미세플라스틱을 제로화하겠다고 그 자리에서 선언했다. 펭수를 모델로 현재 나오는 제품이 그때 토론회를 계기로 탄생한 ‘지구를 위한 제품’이다.”
-’요리매연’ 이슈도 이끌고 있다.
“학교 급식 노동자 폐암 산재 인정을 계기로 ‘요리매연(cooking emission)’의 위험성을 우리나라도 인식하기 시작했다. 현 정부에서 요리매연을 ‘미세먼지’로 관리하면서 2025년부터 음식점과 급식소가 배출하는 요리매연 발생량을 집계하고, 요리매연 저감 장비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요리매연으로 인한 실내외 공기 질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바른 국내 환경교육의 방향은.
“우리나라에선 환경이라는 주제 자체가 진보 진영의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 문제는 상식과 생태근본주의적인 열정만 갖고 해결할 수 없다. 세계는 과학기술을 통한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데, 환경교육이 환경론자들의 사상이나 생각을 주입하는 식으로 흘러간다면 국가적 손실이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늘봄학교’를 통해 기후·환경교육의 기회가 늘어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환경을 위하는 길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친환경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제의 가장 앞단에 환경교육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