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기업의 물 사용량이 2020년 하루 107만t에서 2030년 이후에는 325만t이 돼 약 3배로 증가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자원 인프라는 부족하다고 수자원공사가 4일 전망했다. 2010년대 이후 댐 건설이 중단되는 등 수자원 확보가 충분하지 않아 물 부족 상황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30년 기준 세계 물 수요는 공급을 40%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2차 전지 등 물이 많이 필요한 첨단 산업 비율이 높기 때문에 물 수요는 OECD 추산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까지 우리나라엔 반도체 공장 최소 6곳이 증설된다. 2050년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만 하루 76.4만t의 물이 필요해진다. 그러나 인근 팔당댐에선 추가 공급이 어려워 강원 화천댐의 물을 끌어다 써야 하는 상황이다. 2013년 마무리된 4대강 사업 이후 환경 단체 반발 등으로 댐과 보 등 수자원 확보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물 절대량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비가 여름에 집중돼 연중 관리가 쉽지 않은 국가라는 뜻이다. 1인당 쓸 수 있는 수자원량 기준으로 연 1000t 미만인 나라는 ‘물 기근(water-scarcity)’, 1700t 미만은 ‘물 스트레스(water-stressed)’, 1700t 이상은 ‘물 풍요(relative sufficiency)’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1453t으로 153국 중 129위다. 반면 일본은 3362t, 중국은 2128t을 기록 중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사용량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를 선언하고 있다. 물 인프라에 투자해 물을 적게 쓰면서 지역사회가 같이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도·이스라엘 공장은 공기 중 습기를 포집해 식수를 생산하거나, 에어컨 응축수를 재사용해 물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구글은 데이터 센터에서 열을 식히는 데 쓰는 물을 공장 폐수로 대신하고, 3800만달러(약 500억원)를 3년간 애리조나 수자원 보존 프로그램에 투입해 지역을 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