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의 동탄 신도시를 동서로 나눴던 경부고속도로 동탄 구간이 직선·지하화 공사를 마치고 28일 개통한다. 지난 2017년 공사를 시작한 지 7년 만이다. 국내에서 도심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지하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하로 들어간 도로 위 지상 공간엔 축구장 12개 면적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두 개로 나뉘었던 동탄은 한 생활권으로 변하게 됐다.
국토부는 25일 “경부고속도로 동탄 분기점(JCT)~기흥 동탄 나들목(IC) 구간이 직선·지하화 공사를 마치고 28일 오전 5시 개통한다”고 밝혔다. 4906억원이 투입된 이번 공사는 고속도로 4.7㎞ 구간을 직선화하고, 도시를 나누던 1.2㎞ 구간을 지하 터널로 만든 것이다. 지난해 3월 서울 방향이 먼저 개통했고, 이번에 하행 방향도 개통하는 것이다.
지하로 들어간 고속도로는 기존 지상과 같은 왕복 10차로다. 지표면에서 땅을 판 뒤 그 위를 콘크리트로 덮은 후 흙을 쌓는 방식을 적용했다. 지하 도로에는 화재 등 안전사고에 대비한 최신 장비가 설치됐다. 화재를 즉시 진압할 수 있도록 물 분무 설비가 5m마다 설치됐고, 1350도까지 견딜 수 있는 내화 설비도 갖췄다. 연기와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장치에 70m 간격으로 대피 통로도 만들었다. 이 도로 밑에는 고속철인 SRT와 광역급행열차(GTX)가 달리는 철로가 있다. 지상 공간은 주민이 사용하고, 지하 공간은 도로와 철로로 이용하는 셈이다.
동탄은 그동안 경부고속도로 때문에 좌측은 동탄 1도시, 우측은 동탄 2도시로 분리된 구조였다. 생활 편의, 문화 시설 등이 나뉘어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 2도시를 오갈 수 있도록 경부고속도로 북측과 남측 2개씩 4곳에 지하 차도를 만들었지만 분리된 생활 공간을 통합하기엔 부족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이번에 도로 지하화 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터널 위 지상 공간에는 1, 2도시를 잇는 동서 연결도로 6곳을 올해 말까지 추가로 지어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남은 지상 공간에는 축구장 12개 면적 공원이 들어선다. 올해 5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6년 11월 준공할 계획이다. 공원은 8만9729㎡(약 2만7140평) 넓이로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보다도 넓다. 하루 18만대 차량이 오가며 내뿜었던 매연과 소음이 사라지고 산책로와 체육 시설 등이 마련돼 거주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종완 국토부 도로국장은 “곡선 도로를 직선화했기 때문에 향후 주변 개발이 쉬워지고, 지하 도로를 통해 1, 2도시의 생활권이 합쳐져 주민들이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리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수도권의 다른 고속도로도 지하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상에서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선 토지 매입 단계부터 잡음이 일어나는데, 지하에 만들면 비용과 시간 모두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경부고속도로 양재에서 기흥나들목 23.6㎞,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퇴계원에서 판교 분기점까지 31㎞ 등이 지하화 대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등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