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수은주가 10도 가량 급격히 떨어지는 ‘기습 한파(寒波)’가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온난화 여파로 북극 찬 바람을 막아주는 고위도 ‘제트 기류’가 망가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들어오며 3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날보다 아침 기온이 5~10도 떨어져 영하권에 들었다. 이날 서울은 기온이 영하 2.4도까지 내려갔고, 찬 바람 탓에 체감기온은 영하 6.7도까지 떨어졌다.
올겨울 초반 우리나라의 추위 양상은 중국 쪽 대륙고기압에서 한반도로 불어오는 찬 바람이 마치 깔대기를 통과하듯 압축돼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제트기류에서 떨어져나온 거대 공기덩어리인 ‘절리(切離) 저기압’이 한반도 북쪽에 자주 자리하고 있는 것이 꼽힌다. 제트기류는 고위도에서 서에서 동으로 부는 강한 바람으로, 북극 한기의 남하를 막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그런데 온난화 여파로 이 기류가 느슨해지면서 공기덩어리가 자주 뚝 떨어져나오고 있다.
북극 한기를 머금은 이 공기덩어리는 무거워서 잘 움직이지 않는다. 한반도 북쪽에 일종의 ‘거대 공기 장애물’이 생기는 효과가 생긴다. 이에 북쪽에서 한반도로 찬 공기가 들어올 때 바람 길이 좁아지게 되고, 찬 공기가 좁은 구간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바람의 압력이 강해지며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찬 바람 강도 역시 세지는 것이다.
바람길이 형성되는 모양에 따라 이렇게 강해진 찬 바람이 따뜻한 서해상을 통과하게 되면 지난달 27~28일처럼 폭설이 내리게 되고, 내륙으로 곧장 들어오면 한파를 야기하게 된다. 지난달 29일 폭설 후 기습 한파가 몰아친 것도 바람길이 서해상을 향하다가 내륙으로 방향을 틀면서 찬 바람이 곧장 한반도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절리 저기압’이 자주 형성될수록 ‘기습 한파’도 자주 나타날 수 있다.
한편 4일에도 한파가 이어져 전국 기온은 최저 영하 6도에서 영상 3도, 최고 2~10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