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여객기 동체 잔해를 수습하던 중 불에 탄 좌석을 들어올리고 있다. /뉴시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랜딩기어가 내려지지 않았는지 여부와 그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오후 4시30분 기준 탑승객 181명 중 사망자는 132명으로 확인됐다”며 “희생자는 무안공항 내 임시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가 난 활주로는 내년 1월 1일 오전 5시까지 폐쇄 조치했다”며 “항공사고 조사관들과 항공안전 감독관들이 초동 조사를 진행 중이고 블랙박스 관련 음성 기록 장치와 비행 기록 장치도 모두 수거된 상태”라고 했다.

여객기 착륙 당시 랜딩기어가 내려졌는지 여부와 정확한 발화 시점 등에 대해선 “동영상 상으론 랜딩기어가 안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며 “발화 시점 역시 동영상으로 추정은 하겠지만 그 시점은 자료 분석을 통해 확인해야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엔진 고장과 랜딩기어 조종이 관련 있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판단하기에 통상적으론 엔진 고장과 랜딩기어 고장은 관련이 없어 보인다. 엔진과 랜딩기어가 상호 연동돼 고장 나는 경우는 없다”며 “랜딩기어가 고장 나면 자동화하든 수동화하든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만약 안 펴진 게 맞다면 왜 안 펴졌는가에 대한 원인은 분석을 통해 규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조류 충돌로 인해 조종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추정만 하고 있다”며 “1차 복행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올라가다가 기체 이상이 있기 때문에 관제탑과 협의해 완전 복행 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긴급하게 짧은 쪽인 19활주로로 착륙 허가를 받고 내려오다 사고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고 타임라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7분쯤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이어 1분 후에 사고기 기장이 메이데이를 요청했다. 이후 사고기는 오전 9시쯤 19활주로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으며 3분 후인 9시3분쯤 랜딩기어 없이 착륙하다 충돌했다. 사고기를 운항한 2명의 조종사는 기장의 경우 6823시간, 부기장의 경우 165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었다. 기장은 2019년 3월, 부기장은 지난해 2월 현 직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