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연합뉴스

29일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항공기는 바퀴를 통해 착륙하는 방식이 아니라, 항공기의 기체를 통해 착륙하는 ‘동체 착륙’을 시도했다. 동체 착륙은 항공기의 비상 상황 발생 시 이뤄지는 착륙법이기 때문에 ‘추락’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동체 착륙을 시도했음에도 사고가 난 이유에 대해 고현일 한국공항공사 항행장비센터 센터장은 “동체 착륙 시 속도 제어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기체 결함 등을 이유로 날개 접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탓에 속도가 제대로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동체 착륙을 시도한 항공기는 활주로 끝단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공항 끝단 구조물과 충격 후 동체가 파손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소 짧은 무안공항 활주로도 사고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약 2.8㎞로, 인천공항(3.7㎞), 김포공항(3.6㎞) 등과 비교해 800~900m 짧다. 활주로 길이가 길면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여유가 더 확보되는 셈이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착륙을 돕는 랜딩 장치 외 기체의 다른 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크다. 착륙 전 항공기의 우측 날개 쪽에서 불과 연기를 내뿜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조류 충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보잉737-800모델이다. 사고 기종은 189좌석을 갖춘 737-8AS로 2009년 8월 제작됐다. 비행기 기령은 15년으로, 비교적 신형에 속한다. 여객기 노후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