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뉴스1

국토교통부는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사고기 착륙 중 전원이 셧다운 된 게 아닌가하는 주장도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확한 것은 자료를 추출해서 더 분석해봐야 안다”며 “오늘 관제사와의 면담 등을 통해 교신 자료를 추가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국토부는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 3분의 1지점에 착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활주로 시작점에서 약1.2km가 지난 지점에서 항공기가 동체착륙해 약1.6km를 동체로 미끌어진 후 활주로 끝단에서 251m떨어져있는 단단한 구조물에 부딪혀 폭발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사고 여객기가 충돌한 단단한 구조물은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다. 국토부는 “항행안전시설 한 종류로, 다른 공항에도 있다”며 “여수나 무안공항은 구조물처럼 둔덕에 설치된 형태이고, 김포 대구는 방위각이 지면에 설치돼 있다”고 했다.

국토부 측은 동체 착륙 시 지상에서 활주로에 거품을 뿌리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통상 거품을 뿌렸지만 당시엔 뿌릴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비상동체착륙할 때 잘 미끄러지게끔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거품을 뿌리는 방식도 있었지만, 과거 거품을 뿌리다가 그게 오히려 더 미끄러져서 항공기가 더 많이 쓸려나간다거나 이런 문제가 있어 최근엔 그 규정이 없어졌다”고 했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10시 사고 여객기에서 회수한 블랙박스를 김포 시험분석센터로 보냈다. 회수한 블랙박스 두 개중 한 개는 외관이 파손돼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전문가들이 어떤 부분이 훼손됐는지, 훼손된 가운데 어느정도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을지 등 선별작업을 먼저 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추가로 탑재용 항공일지를 현장에서 회수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또 사고 여객기 기종인 보잉사의 737-800기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해당기종이 총 101대 운영중인데, 이 기종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전날 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탑승객 등 179명이 사망했다. 오전 8시 54분 무안공항 관제탑에서 착륙을 허가하고, 3분 뒤인 오전 8시 57분 관제탑이 여객기 조종사 측에 ‘조류활동 주의’ 조언을 했지만, 2분 뒤인 59분 조종사는 ‘조류충돌’을 언급하며 ‘메이데이’를 선언했다. 1~2분 뒤 다시 착륙을 시도한 여객기는 활주로 3분의 1지점에 동체 착륙을 한뒤 구조물에 부딪혀 폭발해 전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