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황사와 미세 먼지의 영향으로 전국의 대기 질이 나쁜 가운데, 전문가들은 꽃가루가 날리고 건조한 데다가 황사와 미세 먼지까지 찾아오는 봄에 눈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대기 중 오염 물질은 호흡기뿐 아니라 외부에 노출되는 눈에도 악영향을 준다.
‘안구 건조증’은 대표적인 봄과 가을의 불청객이다. 춥고 건조한 겨울보다 환절기에 환자가 더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안구 건조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0월과 3월에 각각 37만4607명, 35만9186명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겨울인 1월엔 30만명 수준이었다.
안구 건조증은 눈물이 잘 나오더라도 주변 환경이 건조하거나 먼지 등으로 눈이 자극받을 때 생긴다. 인공 눈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고, 실내에 가습기를 틀어 주변을 습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귀가 직후 세수로 오염 물질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
성경림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증상이 생겼을 때 냉찜질을 해보고 호전되지 않을 경우 안과에서 안약 등을 처방받아 사용하면 대부분 좋아진다”며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장시간 봐야 하는 경우 잠깐이라도 작업을 중단하고 눈을 감고 쉬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눈을 둘러싸고 있는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알레르기성 결막염도 봄·가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23년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는 4월과 9월에 각각 35만3538명, 29만7016명으로 가장 많았다. 겨울철에는 14만~17만명 정도로 절반 수준이었다.
대기 중 오염 물질이 눈의 결막을 자극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기기 쉽다. 꽃가루가 날리고 황사가 심한 시기에 환자가 많아지는데, 특히 황사는 중금속 성분까지 섞여 있어 더 위험하다. 황사나 미세 먼지가 심한 날 선글라스나 안경, 모자 등으로 눈을 보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