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꽃샘추위가 찾아온 28일 오전 서울 도심에서 시민이 겨울외투를 입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이번 주말 북쪽에서 찬 바람이 내려오며 꽃샘추위가 찾아오겠다. 강풍이 불면서 한겨울 수준으로 체감기온을 뚝 떨어뜨릴 전망이다. ‘봄의 한복판’인 4월을 앞두고 영남엔 극단적 메마름, 강원도엔 대설, 제주도엔 벚꽃 만개 등 한반도의 3월이 어지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밤부터 한랭건조한 북풍(北風)이 내려오며 주말인 29~30일 기온이 크게 떨어지겠다.

29~30일 전국에 간판이 흔들릴 정도인 순간풍속 초속 15m의 바람이 불겠고, 특히 대륙고기압이 보내는 찬 공기가 가장 먼저 들어오는 한반도 서쪽을 중심으로는 태풍(초속 17m 이상)보다 강한 초속 20m 내외의 세찬 바람이 불 것으로 보여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찬 바람이 기온을 크게 떨어뜨리면서 29~30일 기온은 최저 영하 5도에서 영상 2도, 최고 7~12도로 예보됐다. 서울의 경우 최저기온은 영상 1도지만 체감기온은 영하 2도로 실제 피부로 느끼는 추위가 더 심하겠다.

경북 의성산불이 강풍을 타고 영덕으로 확산된 26일 오전 매정 1리 마을 곳곳이 쑥대밭으로 변해 있다. /뉴스1

북풍은 중국 쪽 대륙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습기가 거의 없어서 매우 건조하다. 이에 한반도가 북풍에 덮히는 29~30일에 전국적으로 건조도가 심해지겠고, 이 바람이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넘으며 더 건조해지는 영남 일대엔 건조도가 극에 달하겠다. 현재 경북 전역과 경남·강원·충청·호남에 발효된 건조특보는 주말동안 특보구역이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산지엔 28~29일 이틀간 2~7㎝의 폭설이 예고되며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동풍(東風)이 동해상을 통과하며 강수 구름대가 만들어지고, 북풍과 만나 얼면서 눈이 뿌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주도엔 지난 27일 작년보다 5일 빠르게 벚꽃이 만발했다. 제주 벚꽃은 이달 26일 개화해 하루 만에 만발한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28일 제주에 강풍특보가 발효됐고, 거센 바람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 벚꽃 상당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 전농로 왕벚꽃 축제를 하루 앞둔 27일 오후 제주시 삼도일동에서 우산을 쓴 관광객들이 벚꽃 구경에 빠져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