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철로 위 비행기’라 불리는 차세대 초고속 교통수단 ‘하이퍼 튜브’의 핵심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하이퍼튜브는 진공에 가까운 아진공(기압 0.001~0.01) 상태의 튜브에 자기 부상 기술로 열차를 띄워 이동시키는 교통 시스템이다. 속도가 시속 1200㎞로 비행기보다 빨라 서울~부산 이동이 20분 만에 가능해진다.
하이퍼튜브 상용화를 위해서는 차량이 고속 주행하는 데 필요한 자기 부상 기술뿐 아니라 아진공 상태의 튜브 설계, 차량 설계 기술 등이 필요하다. 국토부는 올해 36억8000만원 등 2027년까지 127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는데, 지난 2020년 실제 모형을 17분의 1로 줄인 모형 시험에서 1019㎞/h의 속도를 내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그러나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실제 정부는 이전에도 전북 새만금 지역에 하이퍼튜브 시험장 등 종합시험센터를 짓겠다며 1조1000억원 규모 사업을 추진했지만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당시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긴 거리를 진공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는 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데다, 사고 발생 시 안전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초의 유인 주행 테스트에 성공했던 영국 회사 버진 하이퍼루프 원 역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2023년 운영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