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을 부은 스티로폼 재질의 컵라면 용기에서 다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식품 용기에 대한 안정성 기준에는 아직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지 않다.

잘게 쪼개져 바다로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 /조선DB

21일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국가공인시험·검사 연구기관인 KOTITI시험연구원이 시중에 유통되는 A 사의 스티로폼 재질 컵라면 용기를 대상으로 검출 실험을 한 결과 5㎛(마이크로미터·1m의 100만 분의 1) 크기의 폴리에틸렌(PE) 12개, 폴리스타이렌(PS) 2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3개 등 총 17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실험은 내용물을 빼낸 컵라면 용기에 섭씨 100도의 물을 부은 후 30분 동안 방치했을 때 물속에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져나왔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방법은 라만 분광법과 적외선 분광분석법이 사용됐다.

미세 플라스틱의 유해성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작은 입자가 몸으로 들어온 후 혈액을 돌거나 장기에 붙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양, 토양, 동·식물의 먹이사슬 등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인간의 몸에 축적돼 세포 손상이나 염증을 유발하고 호르몬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먹는 물이 담긴 페트(PET)병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사례가 있다.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이 2022~2023년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 제품 30개를 조사한 결과, 28개 제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500㎖ 생수병에 많게는 13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 있었다.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식품 포장 용기에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안전성 기준이 없다. 식약처는 “용기·포장에 대한 기준·규격은 주기적으로 재평가한다”면서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국내외 관련 연구 결과 등을 검토해 필요한 경우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 /뉴스1

임이자 의원은 “플라스틱 사용에 따른 환경과 인간에 대한 유해성 관리 영역을 보다 촘촘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종이·스테인리스 용기 등 미세 플라스틱 발생 가능성이 적은 대체 용기가 연구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