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임상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 이사장은 “영남 산불 폐기물 처리를 비롯해 환경공단은 미세 먼지, 분리배출 등 환경 전 분야에서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한국환경공단 제공

“환경공단은 국내 모든 환경 문제에 해결책을 제공하는 ‘환경 백화점’입니다. 산불 폐기물을 처리해 영남 산불의 상흔을 지워 가는 것도 환경공단의 몫입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만난 임상준(60)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환경공단은 대기, 수질, 자원 순환 같은 전통적 환경 분야부터 탄소 중립, 순환 경제까지 환경과 관련한 모든 이슈를 포괄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별 미세 먼지 수치를 제공하는 것도, 공장 밀집 지역의 오폐수를 관리하는 것도, 여름철 수해 폐기물과 봄철 산불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도 모두 환경공단의 역할이다. 환경부 차관을 지낸 그는 지난 1월 환경공단 신임 이사장에 부임했다.

-환경부에 이어 중책을 맡았는데. 환경공단 업무는 무엇이 다른가.

“환경부의 역할이 환경 정책의 프레임을 짜는 것이라면, 공단은 그 프레임에 각각의 색깔을 입혀 그림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환경 정책의 집행을 최일선 현장에서 수행하며, 정책 수립에 활용할 정보와 문제점을 환경부에 피드백하면서 정책의 정합성을 높이는 역할 또한 수행하고 있다.”

-국민 생활을 위해 어떤 일을 하나.

“우리가 집을 나서기 전 확인하는 미세 먼지 정보부터 각종 용기에 부착돼 있는 분리배출 표시 제도, 폐기물과 하수 처리 시설과 같은 환경 인프라 구축까지 국민의 일상에 공단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세 먼지와 지역별 대기질 정보를 제공하는 ‘에어코리아’, 사업장 폐기물의 배출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 관리하는 ‘올바로 시스템’,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한 ‘국가 소음 정보 시스템’과 ‘좋은빛 정보센터’가 대표적인 시스템이다.”

-‘그린 리부트(Green Reboot) TF’를 구성토록 했는데.

“환경공단은 지난 3년간 공공기관 경영 평가 A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평가가 ‘더 이상 혁신이 필요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리부트’는 말 그대로 다시 시동을 걸겠다는 의미다. 재시동을 통해 기관 성능을 최적화하겠다는 뜻이다. TF에 참여한 젊은 직원들이 직접 이름을 지었다.”

-TF에선 어떤 일을 하나.

“첫째는 글로벌화다. 공단엔 40년 넘게 쌓아온 기술적·정책적 역량이 있다. 대기·물환경·환경 인프라까지 환경의 모든 분야에서 정책을 실행하고 사업 추진을 해본 기관은 공단이 유일하다. 이런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새로운 사업 모델의 발굴이다. 지금까지 공단은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주로 수행해 왔지만 이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할 때가 됐다고 본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임기 3년간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새로운 그림을 그려 가고자 한다. 우선 포화 상태인 국내 환경 시장을 벗어나 국내 환경 정책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이끄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 공단과 기업이 함께 진출해 수익을 만들고 이를 다시 국내 시장의 투자로 이어지게 하는 모델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조직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갈 건가.

“직원이 업무에서 보람을 찾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싶다. 기관장 지시나 외부 압력으로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젊고 창의적인 직원들의 유쾌한 반란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