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2주 연기돼 사상 처음 12월에 실시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전국 1383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올해 고교 3학년 수험생들은 코로나로 유례 없는 상황을 겪었다. 3월 등교 개학이 다섯 차례나 연기된 끝에 5월 20일에 대면 수업이 시작돼 학사 일정이 줄줄이 밀렸다. 민찬홍 수능 출제위원장은 “학생들이 이번 수능에서 특별히 어렵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했다.

방역복 입고 왔어요… 수능 결시율 13%로 역대 최고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3일 오전 인천시 부평의 한 고교 시험장으로 전신 방역복을 입은 수험생이 들어가고 있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당초보다 2주 연기돼 사상 첫 12월 수능으로 기록된 이번 시험에는 수험생 42만6344명이 응시했다.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가장 적은 응시 인원이며, 결시율은 13.1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뉴시스

하지만 첫 교시의 국어가 까다롭게 출제됐고, 수학도 문⋅이과 모두 변별력 있게 출제되는 등 수험생들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계에선 수험생들이 마스크 착용과 책상 가림판 등 코로나 방역으로 긴장된 여건에서 시험을 치른 게 체감 난도를 높인 요인으로 분석한다. 코로나로 인한 학력 저하도 겹쳤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국어의 체감 난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과 학생이 치르는 수학 가형은 비교적 어려웠고, 문과 수학인 나형도 예년보다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날 수능 1교시 결시율이 13.17%로 지난해보다 1.65%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였다. 코로나 감염을 우려한 일부 수험생이 수능에 응시하지 않은 것이 결시율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시율이 높아져 상위 등급을 받는 인원도 감소해 수시 및 정시 결과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7일까지 문제와 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고, 14일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수능 성적은 12월 23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5일엔 서강대, 7일엔 연세대 논술… 60만 수험생 대이동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당장 서울 주요 대학들의 논술·면접·실기고사 등 대학별 평가가 시작된다. 12월 둘째 주까지 2주간 60만(연인원) 수험생이 대학별 평가 시험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돼 코로나 방역에도 비상이다.

◇4일부터 대학별 면접·논술 시작

5~6일엔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가 논술고사를 진행한다. 경희대 논술고사는 5~7일, 면접고사는 19~20일이다. 또 연세대는 7~8일 논술고사를 시행한다. 서울대는 11일 일반전형 대면 면접고사 일정을 잡았고, 18일에 지역균형선발 대면 면접이다. 중앙대는 12~13일 논술고사를 본다. 4일 고려대가 가장 먼저 면접고사를 시작하는데, 비대면 방식이다.

올해 수험생들은 특히 대학별 평가 전후로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게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대학별 방침에 따라 확진되거나 자가 격리되면 응시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9월 전국 17개 시·도를 8개 구역으로 묶어 마련한 ‘권역별 고사장’ 중 격리지에 인접한 곳에서 자가 격리자가 대학별 평가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확진자는 대상에서 빠졌다. 또 일부 대학은 감독 인력과 장비 부족, 시험 문제 유출 등을 이유로 원서 접수 단계부터 확진자뿐만 아니라 자가 격리자도 응시를 막고 있다.

발열 체크하고 수능 시험장 입실… 학생은 마스크, 선생님은 위생장갑… 확진 수험생은 병원에서 시험 -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전북대 사범대 부설고교에서 방호 장비를 입은 감독관이 수험생의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체온이 37.5도 이상인 수험생은 각 시험장에 설치된 별도 시험실에서 수능을 치렀다. 서울 경복고 시험장에서 학생들은 마스크를 끼고 있고, 감독관은 장갑까지 착용하고 있다. 이날 서울의료원에 마련된 확진자 시험장에서 격리 중인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는 모습이 폐쇄회로TV에 찍혔다(왼쪽부터). /전북교육청·사진공동취재단

이에 교육부와 방역 당국은 대학별 평가 중 실기 시험에 응시하는 자가 격리 수험생에 한해 시험 전날까지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 권역별 고사장이 아닌 각 대학 내에서도 시험을 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실기의 경우 피아노 등 장비를 이동하는 게 어렵다는 등을 이유로 권역별 고사장 이용을 기피하는 대학들이 생겨서다. 교육부는 시험 사흘 전부터 대학 건물 일부를 폐쇄하는 방안도 대학들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전까진 자가 격리자의 타 시·도 이동을 제한해 권역별 고사장만 써야 했지만, 방역 당국이 최근 대학별 실기 응시자에 한해 시험 당일 격리 지역 이탈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권고 수준의 지침으로 실기 한정인 데다, 당장 4일부터 대학별 평가가 시작인데 갑자기 바뀐 지침을 적용할 대학이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확진되면 대면 면접 못 봐” 불만

수험생들 사이에선 “뚜렷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학별 평가는 국가 단위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 조치를 취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수험생 양모(19)씨는 “교육부가 무슨 ‘정시부’냐. 아무리 수능 점수를 잘 받아도 확진자가 돼 대학별 대면 면접을 못 보면 결국 불합격인데 왜 ‘수능까지만 교육부 책임’이냐”고 했다.

회원 수 283만명의 ‘수만휘’ 등 수험생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안전하게 수능을 치러낸다면 K방역의 우수성이 더욱 빛나게 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우리가 선전 홍보물이냐” “수능 후 대학별 평가 대책부터 마련해달라” 등의 수험생 댓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