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둔 23일 iM뱅크 대구 중구청지점에서 한 여성이 조카들에게 줄 세뱃돈을 신권으로 교환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지금의 명절은 한 세대 전의 명절과는 다르다. ‘추석(설)을 없애자’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고,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구도 늘어난다. 명절은 자칫하면 세대 갈등이나 남녀 갈등이 폭발할 수 있는 화약고다. 아내는 20세기 며느리처럼 전을 부치고 남편은 눈치를 본다. 취업을 못 했거나 결혼을 미룬 청년은 불편한 질문을 듣게 될까 봐 조마조마하다.

남들은 명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우리 집이 더 엄격하거나 더 느슨한 건 아닐까. ‘아무튼, 주말’은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15일 SM C&C ‘틸리언 프로(Tillion Pro)’에 명절에 대한 설문조사를 의뢰했다. 20~50대 남녀 2233명이 응답했다.

명절마다 차례를 지낸다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지 묻자 ‘오래전부터 안 지낸다’는 응답이 33.5%로 1위. ‘예전부터 지낸다’(30.5%) ‘최근 몇 년 사이 안 지내기로 했다’(26.5%) ‘추석과 설 중 하루만 지내기로 했다’(9.6%) 등이었다.

명절은 노동인가 휴식인가. ‘휴식이다’가 31.6%, ‘둘 다다’가 28.9%, ‘노동이다’가 25.1%로 나타났다. ‘휴식이다’라는 응답은 20대 여성에서, ‘노동이다’라는 응답은 50대 여성에서 가장 높았다. 10년 전과 견주면 무게중심은 노동과 휴식 중 어느 쪽으로 이동하고 있을까. ‘휴식이 강해졌다’가 43.5%, ‘별 차이 없다’가 33.6%, ‘노동이 강해졌다’는 22.8%로 조사됐다.

명절에 가장 큰 스트레스는 ‘경제적 부담’(30.4%)이었다. ‘명절에만 보는 사람을 만나는 것’(16.6%) ‘이동에 따른 부담’(15.7%) ‘곤란한 질문을 받는 것’(15.1%) ‘눈치를 봐야 하는 것’(12.3%) 등이 스트레스 유발자로 꼽혔다. 심리적인 요인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관심도 지나치면 간섭이다.

다음 세대에도 명절이 존재할까. 47.1%는 ‘규모는 축소되더라도 형식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36.9%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거나 없어질 수도 있다’고, 16%는 ‘그대로일 것’이라고 했다. ‘규모는 축소되더라도 형식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50대 남성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거나 없어질 수도 있다’는 30대 여성에서 가장 높았다. 이런 전망은 희망의 반영일 것이다.

※ QR코드에 휴대폰을 갖다 대거나, 인터넷 주소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구독 창이 열립니다. ‘이메일 주소’와 ‘존함’을 적고 ‘구독하기’를 누르면 이메일로 뉴스레터가 날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