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할 때, 꽃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산불로 봄 축제가 속속 축소되거나 취소되고 있지만, ‘빼앗긴 봄’에도 꽃은 핀다. 기상이변으로 3월 말 함박눈까지 내렸어도 봄꽃 명소마다 개화 소식이 들려오는 중.
경기 광주시 ‘화담숲’과 곤지암리조트 일대에선 약 10만 송이 40여 종의 수선화가 상춘객을 맞이한다. 수선화 개화에 맞춰 이달 말까지 ‘봄 수선화 축제’를 연다. 특히 자작나무 숲에 조성한 수선화 군락은 2000여 그루의 하얀 자작나무와 어우러져 색다른 봄 풍경을 연출한다. 화담숲 산책길을 따라 펼쳐지는 탐매원엔 매화나무가 한창이다. 산수유, 복수초, 풍년화 등 4월의 야생화도 감상할 수 있다. ‘봄 스탬프 투어’ ‘생태 숲 해설 프로그램’ 등이 더해져 알차게 탐방을 즐길 수 있다. 화담숲은 LG 상록재단이 우리 숲의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만든 생태 수목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예약제(성인 1만1000원)로 운영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충남 ‘서산 유기방 가옥’도 수선화 명소다. 20일까지 ‘여미리 유기방 가옥 수선화 축제’를 연다. 100년 고택을 두른 수선화 군락지는 총 3구역으로 나뉘며 개화 시기에 차이가 있다. 볕이 잘 드는 1~2구역은 3월 말부터 개화를 시작해 대개 4월 초순이면 만개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현장 직원은 “4월부터는 3구역이 개화하기 시작해 가장 늦게까지 꽃을 볼 수 있다. 다만 기상이변으로 구체적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입장료는 성인 8000~9000원. 전남 신안 선도 수선화정원에서도 ‘섬 수선화 축제’를 13일까지 연다. 축제와 별개로 예산 ‘추사 고택’, 홍성 ‘거북이 마을’, 부산 ‘오륙도’ 등도 수선화 명소이니 가볼 만하다.
4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주인공은 목련이다. 20일까지 ‘천리포수목원 목련 축제-소복소복 목련 산책’을 연다. 흔한 백목련뿐 아니라 축제 포스터를 장식한 노란 목련을 비롯해 926분류군의 목련을 만날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미국인으로 1979년에 귀화한 고 민병갈 박사가 설립한 민간 수목원. 목련은 민 박사가 특별히 아낀 꽃이기도 하다. 축제 기간엔 ‘가드너 해설 프로그램’(4만~5만원) 예약자에 한해 비개방 구역인 목련 정원과 산정목련원도 산책할 수 있다. 수목원 입장료는 4~5월 성인 1만5000원.
서울 대표 봄꽃 축제인 ‘여의도 봄꽃 축제’는 집회 인파를 고려해 8~12일로 변경됐다는 소식.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변수 많은 4월엔 축제 일정도 꼼꼼히 확인하고 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