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광주 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7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현재 75세 이상 고령층에게 접종 중인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순차 도입 물량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추가 예약을 자제해달라고 일선 접종 기관에 요청했다. 2021.4.30 /광주 북구청 제공

전국에 마련된 화이자 백신 예방접종센터 257곳에서 1차 접종을 당분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결과적으로 화이자와 계약이 늦어져 백신 물량을 조기에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화이자와 직계약으로 공급되는 물량은 총 350만명분이다. 지난 2월 하반기 도입 예정이던 물량 50만명분을 3월 말에 앞당겨 받기로 하고, 300만명을 추가로 공급받는 계약을 성사시켜 겨우 마련한 물량이다. 이 물량은 4월 들어 매주 수요일마다 12만5000명분씩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가장 최근 공급된 물량은 4월 28일 12만5000명분(25만회분)이다. 전체 75세 이상 고령층 접종 대상자만 364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백신 수요에 비해 공급 속도가 너무 더딘 게 현실이다.

이에 결국 정부의 백신 실기(失期)가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화이자는 작년부터 우리 정부에 여러 차례 “물량을 미리 충분히 구입해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를 귀담아듣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가 작년 12월에야 올 하반기부터 1000만명분 물량 도입 계약을 맺었고, 올해 2월 들어서야 일부 물량(50만명분)을 당기고, 추가 구매하는 등 뒤늦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화이자 백신은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아 백신을 제때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커 공급 부족 부담이 큰 편이다. 배경택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4월 말까지는 1차 접종에 집중했고, (접종 간격이 3주인) 화이자 백신은 5월부터는 2차 접종 수요가 그만큼 증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백신 물량이 적어 5월 중 당분간은 1차 신규 접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