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6월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을 3일 발표한다. 2분기(4~6월) 접종 대상자 1150여만명 중 5월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이들은 65세 이상 75세 미만 고령층과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등 약 545만명이다.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를 접종받으며, 대부분이 65~74세(494만여명)다. 코로나 감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고령층의 접종 속도가 빠를수록 조기에 집단면역이 형성된다.
그러나 65~74세의 AZ 백신 1차 접종은 5월 말이나 돼야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2일 현재 보유한 물량도 겨우 35만회분 남은 상태다. 최근 하루 접종 규모(10만여명)를 감안할 때 사나흘이면 동나는 규모다. 화이자 물량 부족으로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길게는 한 달 가까이 접종 공백이 발생한 데 이어 65~74세의 접종 시기까지 늦어지게 됐다. 정부는 애초 접종 계획과 관련해 “65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조기 접종해 치명률을 낮추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령층 접종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65~74세 본격 접종은 6월에야 시작
지난달 29일 1·2분기 접종 대상자 300만명이 최소 1차 접종을 마쳤다. 문제는 그 이후다. 지난달 말부터 화이자 접종 대상자인 75세 이상 고령층(접종 동의자 약 330만명)의 1차 접종 예약을 잠정 중단하는 지역이 다수 나왔다. 화이자는 3주 간격으로 1·2차 접종을 한다. 그런데 ‘4월 말 300만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려고 남은 화이자 물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1차 접종자 수만 늘려, 4월 말부터 5월 초·중순까지 화이자 1차 접종 예약을 받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접종 속도’를 강조했는데, 고위험군인 75세 이상의 1차 접종이 이어지지 않고 뚝 끊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고위험군인 65~74세 494만여명의 AZ 접종도 5월 말부터 시작해 6월에야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애초 정부는 2분기 첫 접종 계획을 발표하면서 접종 시기를 5월 말로 계획하긴 했다. 다만 AZ 물량 대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의 접종이 5월 중순 이전으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이 같은 기대는 어렵게 됐다. 정부는 이날 “5·6월 도입하기로 AZ사와 개별 계약한 약 700만회분은 5월 중순부터 들어온다”고 밝혔다. 5월 AZ 물량의 도입 시기가 늦어, 65~74세의 접종 시기도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AZ도 5월 접종 공백 우려
화이자처럼 AZ도 ‘5월 접종 공백’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정부는 상반기 국내 도입 물량이 적다 보니 AZ 접종 간격을 12주로 늘리고 1차 접종자들의 2차 접종 물량까지 동원해 AZ 1차 접종자 수를 늘리는 전략을 썼다. 2일 기준 182만7239명이 이 백신을 1차 접종받았다. 12주 간격 접종이라 AZ 2차 접종자는 거의 없다. 현재까지 국내에 총 200만여회분의 AZ가 들어왔다. 산술적으로는 17만여회분만 남았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최소 잔여형 주사기(LDS)를 사용해 현재 34만5000회분이 남은 상태”라며 “경찰 등 4월부터 AZ 접종을 시작한 대상자들 중 아직 접종받지 못한 나머지 23만여명이 5월 1~2주에 이 물량으로 접종받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5월 중순부터 AZ사와 개별 계약한 700만회분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했지만, 5월에 코백스를 통해 AZ 166만8000회분이 언제부터 들어올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2분기 AZ 접종 대상자 다수의 1차 접종이 6월에 몰릴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차별 공급 물량 확정 시점이 좀 늦고, 사전 공지가 어려워 종합적으로 접종 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했다”며 “3일 5·6월 접종 계획, 어떤 식으로 화이자와 AZ 접종 (물량) 배분이 되는지 대략적이라도 설명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