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MSD가 임상시험 중인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뉴시스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와 먹는 코로나 치료제 구매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구매 비용이 1인당 90만원에 이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는 계약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다른 비용들과 비교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경택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먹는 치료제 가격이 1인당 90만원이 넘을 수 있다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현재 아직 명확하게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체결하려는 단계”라며 “개별 계약 사항들에 대해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확답을 피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90만원이 아니라 9만원도 비싼 것 아닌가. 제약사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고, 배 단장은 “사실 그 부분은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먹는 치료제를 드시지 않게 되면 병원에 입원하거나 생활치료센터를 가야 하지 않나. 이럴 때 들어가는 직접적인 비용과 경제적 활동을 못 하는 데 따른 비용들을 계산해 비교 평가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먹는 코로나 치료제 구매 예산으로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168억원이 배정됐고, 내년도 정부 예산에는 194억원이 편성됐다. 질병청이 앞서 올해 추경 예산에 1만8000명분, 내년 예산안에 2000만 명분에 대한 치료제 구매비용을 반영했다고 밝힌 것으로 추정해 보면 1인당 치료제 구매 비용은 95만원 정도로 책정된 셈이다.

해외에서 3상 임상시험 진행 중인 경구용 치료제는 MSD의 몰누피라리브, 로슈의 AT-527, 화이자의 PF-07321332 등이다.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MSD로, 하루 2번 닷새 복용한다. 한 알 가격이 현재로서는 8만원으로 추정된다.

국산 치료제는 먹는 치료제 11개를 포함해 22개가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신풍제약은 지난달 27일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피라맥스’의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 환자 1420명에 피라맥스를 1일 1회 3일간 투약해서 투약 후 29일까지의 입원·사망률을 포함한 임상 지표 및 바이러스 부하량 변화를 확인한다. 앞서 바이러스 음성 전환 환자 비율을 주평가지표로 설정한 2상에선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었다.

역시 2상에서 코로나 치료제 ‘나파벨탄’의 임상적 개선시간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한 종근당은 지난 4월 600명 대상 대규모 3상을 승인받았다.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이다. 국내에선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10여 곳 이상의 기관에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