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부스터샷(면역 효과 강화를 위한 추가 접종)을 맞는 대상자는 올해 상반기 백신을 빨리 맞은 50대 32만명과 얀센 접종자 148만명, 경찰·소방 등 사회 필수 인력 25만명 등이다. 여기에 코로나에 감염되면 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18세 이상 기저 질환자도 부스터샷 대상에 포함됐다.
◇당뇨·심근경색 질환자도 대상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을 맞은 지 6개월이 지난 사람 중 기저 질환이 있으면 11월 1일부터 부스터샷 예약을 받아 15일부터 접종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당뇨나 뇌하수체 기능 이상과 같은 내분비 장애가 있는 사람, 심부전, 심근경색, 만성 류머티즘성 심장 질환, 판막 질환,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 만성 신부전, 사구체 질환과 같은 만성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 폐기종, 만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진폐증 등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파킨슨병, 치매 등 신경계 질환자, 간경변, 만성 B형 간염 등 소화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 포함된다. 방역 당국은 “기저 질환자는 예약을 통해 접종받을 수 있고, 진단서 등을 따로 받아올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50대 접종 완료자 791만명 중에서 올해 상반기에 잔여 백신 등으로 빨리 접종받은 32만명도 11월 1일부터 예약을 받아 15일부터 접종받을 수 있다. 11월엔 20만명, 12월 12만명 정도가 대상이다. 방역 당국은 다만 “올 7월부터 50대 접종이 본격 시작돼, 대다수 50대 부스터샷 시기는 내년 3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돌파 감염률이 높아 ‘물백신’이란 말까지 나왔던 얀센 백신자들도 대거 부스터샷을 맞는다. 얀센 백신은 30~40대 예비군·민방위 대원 등 148만명이 접종받았다. 이들은 접종을 끝낸 지 2개월만 지나면 접종 대상이다. 얀센 접종의 경우, 백신별 10만명당 돌파 감염 수(올해 4월 3일~10월 16일 기준)가 266.5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99.1명)·화이자(48.2명)·모더나(4.6명) 등 다른 백신에 비해 유독 높아 빨리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다. 얀센 접종자들이 모더나·화이자(mRNA) 백신으로 부스터샷을 맞으면, 항체가 30배 넘게 늘어나 ‘막강 조합’이 될 전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미국 연구 결과(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얀센을 맞고 모더나를 추가 접종받았을 때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은 76배 증가했고, 화이자는 35배 늘었으며, 얀센 추가 접종은 4배쯤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이에 우리 방역 당국도 가능한 모더나·화이자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얀센으로 부스터샷을 희망하면 보건소에 전화해 확인받고 얀센 추가 접종은 가능하다.
부스터샷으로 쓰이는 화이자 백신은 1·2차 일반 접종 때와 동일한 용량의 백신을 맞지만, 모더나는 일반 접종량의 절반(0.25㎖, 항원량 50㎍)만 놓는다. 백신 효과나 부작용 우려 등을 검토해 이처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 예약은 28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되며, 내달 8일부터 접종한다. 이 외에도 코로나 1차 대응요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약국 종사자, 돌봄 종사자,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 및 어린이집 간호인력, 경찰·소방·군인 등 사회 필수 인력도 내달 15일부터 부스터샷을 놓기로 했다. 업무 특성상 감염·전파 위험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대상자는 25만명이다.
부스터샷 접종은 기본적으로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을 활용하되, 백신 종류가 2종(種)을 초과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예컨대 앞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로 교차 접종을 받은 사람에겐 부스터샷으로 모더나를 놓진 않겠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백신 3종류가 섞이기 때문이다. 만약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 받았다가 아나필락시스나 심근염, 심낭염 등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났던 사람은 mRNA 금기, 연기 대상이 되며, 의사 판단에 따라 적합한 백신으로 부스터샷 접종이 가능하다. 당국은 부스터샷 접종을 가능한 한 맞으라고 권고하지만, 단계적 일상 회복 1차 개편 시기(11월 1일~12월 중순)엔 부스터샷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목욕탕이나 헬스장 출입에 필요한 ‘백신 패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2차 개편(12월 중순~내년 1월 말) 땐 부스터샷 여부를 ‘백신 패스’에 포함할지 검토해보겠단 게 당국 설명이다.
◇전문가 “부스터 샷 더 서둘러야”
전문가들 사이에선 ‘접종 완료 80%’ 등과 같은 목표에 연연하기보다 50대 이상 고령층과 고위험군에 더 빨리 부스터샷을 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부스터샷 접종률을 빨리 높이지 않는다면, 실내 전파 위험이 커지는 겨울철에 느슨해진 방역 기조와 맞물려 중증환자·사망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령자·고위험군부터 신속하게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