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염병·바이러스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같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 계속되면서 코로나와의 싸움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일각에서 ‘코로나 사태는 백신으로 통제 가능하다’거나 ‘오미크론은 증상이 약해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는 낙관적 인식이 퍼지는 것에 대한 ‘경고’다.

영국 과학계 원로이자 세계적 전염병 전문가인 제러미 패러 웰컴트러스트 이사는 5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오미크론의 출현은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끝보다 시작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 백신 미접종 인구를 대상으로 계속 확산함에 따라, 백신과 치료제를 무력화할 수 있는 변종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신종 코로나와 싸움은)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패러 이사는 또 “현재 나와 있는 백신이 오미크론으로 인한 중증을 막아줄 수 있겠지만, 앞으로 나올 변종에 백신 효과가 나타나리라는 보장은 없다”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 검사 확대, 사회적 거리 두기, 백신 접종 같은 기본적 대응이 코로나의 전파를 억제하고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과 치료제 보급, 감염 검사 등에서 나타나는 국가 간 불평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적 리더십의 부족이 전염병 사태를 계속 이어지게 하고 있다”고도 했다.

세계 첫 번째 코로나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개발에 참여한 세라 길버트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도 이날 BBC 방송 강연 프로그램에서 “기존 백신이나 코로나 감염으로 생겨난 항체가 오미크론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 “오미크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때까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며 변이의 확산을 늦추기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삶과 생활을 위협하는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면서 “다음 바이러스는 코로나보다 전염력이 더 강하거나 더 치명적이거나, 혹은 둘 다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새 팬데믹 바이러스가 나왔을 때, 우리가 이번에 겪은 모든 과정을 또다시 겪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가능한 한 새로운 팬데믹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