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세 이상 청소년에 대해 ‘방역 패스’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청소년 코로나 백신 접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부모보다 아이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은 없다. 백신이 안전하게 느껴지면 알아서 맞힐 것” “차라리 내가 부스터 샷 4차까지 맞겠다” 등 학부모들 불만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접종은 공익적 차원에서 권고할 수 있지만, 정부가 방역 패스를 앞세워 반강제로 접종을 압박하는 건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Q. 청소년 방역 패스가 필요한가.
“지난 9월 청소년 접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정부는 청소년 접종에 대해 ‘자율’에 맡기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고 전면 등교가 확대되면서 청소년 감염이 늘고 이를 통한 ‘N차 감염’으로 확진자가 더 늘자 강력하게 권고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지난 6일 기준 10~19세 인구 10만명당 누적 코로나 발생은 977명까지 치솟으면서 40대(858명), 50대(823명), 60대(928명) 등 연령대의 발생률을 뛰어넘었다. 한 달 전(11월 6일)만 해도 누적 10대 확진자는 10만명당 749명 수준이었다.”
Q. 청소년 이상 반응이 더 심각한가
“성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게 나타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백신을 맞은 12~17세의 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는 10만건당 262.3건으로 전체 연령대(10만건당 367.1건)보다 낮은 수준이다. 질병청은 ‘다만 해외의 신고 현황보다는 신고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체 연령에서는 이상 반응 신고 건수 중 중대한 이상 반응은 3.7%였으나 12~17세에서는 2.1%로 청소년이 더 적었다.”
Q. 외국도 청소년 백신 접종을 하나.
“지난 5월부터 12~17세 청소년에 대한 화이자 접종을 진행 중인 미국은 지난 2일 기준 12~15세 연령대의 49.4%, 16~17세의 56.1%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캐나다는 지난달 27일 기준 12~17세 연령대의 83.3%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작년 12월부터 16세 이상, 지난 5월부터 12~15세에게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일본도 지난 6일 기준 12~19세 백신 접종 완료율이 72%에 달한다. 지난 6월부터 12~15세에게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도 12~15세 58.5%, 16~19세 64.4%가 백신 접종을 이미 완료했다. 5~11세 소아· 어린이에 대한 접종도 확대되는 추세다.”
Q. 청소년도 감염 예방 등 효과가 있나
“지난 3월 화이자 임상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이 12~15세 소년들에게서 100%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만 12~15세 2260명을 화이자 백신 접종군 1131명과 위약군 1129명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접종군에서는 감염 사례가 0명이었다. 더불어 12~15세 백신 접종자는 16~25세 접종자보다 1.76배 높은 수준의 중화항체(바이러스 감염을 중화해 예방 효과를 유도하는 항체)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Q. 심근염 등 부작용 우려는 없나.
“미국과 이스라엘 연구에 따르면 16~29세 남성에게서 백신 접종 후 심근염과 심낭염이 더 빈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심근염과 심낭염이 발생해도 대부분 가벼운 증상이거나 치료 후 회복했다. 이달 캐나다 국립접종자문위원회(NACI)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12일까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캐나다 내 12~17세 연령층 100만명당 86명에게서 심근염이 보고됐다’며 ‘백신 접종 후 드물게 발생하는 심근염 위험보다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때의 위험성이 훨씬 크다’고 발표했다. 접종 후 심근염·심낭염 발생 확률이 미접종자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접종 결정에 참고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Q. 생리 불순 사례가 있어 걱정된다
“접종한 여성 중 생리 불순 현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0월까지 접종 후 생리 불순을 신고한 건수가 1000건을 넘었다. 생리가 갑자기 멈추거나 주기가 달라지거나 출혈량이 달라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어지는 부작용 신고에 백신 접종과 여성 생리 인과성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증상 대부분은 접종 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자연적으로 사라진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생리 불순이 나타났다고 해서 임신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 여성 1273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과 생리 불순의 관계를 연구했는데, 여기서 생리 불순이 나타났던 36명이 임신에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소아과학회와 미국산부인과학회도 백신 접종이 생식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과학적으로 틀리는 주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Q. 앞으로 청소년도 무조건 맞아야 하나.
“백신을 맞지 않으면 PCR 진단 검사로 음성 판정을 받아 48시간 동안 ‘방역 패스’로 활용할 수 있다. 확진됐다가 완치된 청소년도 ‘패스’를 받을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등 백신 부작용 등으로 접종이 불가한 경우도 증명서를 받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