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시작 이후 급증하던 80대 이상 코로나 확진자가 지난달 말부터 증가세가 꺾이면서 “‘추가 접종(부스터 샷)’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으로 추가접종(부스터 샷)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주일(12월 5~11일) 동안 80세 이상 인구 10만명당 일평균 확진자는 12.9명이다. 같은 기간 60대(18.2명)와 70대(14.8명)보다 적다. 한 달 전인 11월 둘째 주(11월 7~13일) 80세 이상 10만명당 확진자는 6.1명으로, 60대(5.9명), 70대(5.1명)보다 많았다. 전체 확진자 중 80대 이상의 비율 역시 줄고 있다. 전날 신규 확진자 중 80대 이상 비율은 3.6%로, 한 달 전(7.1%)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방역 당국은 이처럼 고령층 중 80대 이상에서만 확진자 증가 속도가 둔화하는 건 이 연령대를 중심으로 부스터 샷 접종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15일 0시 기준 80대 이상 추가 접종 접종률은 61.6%다. 60대(29.4%)의 2배 수준이며 70대(54.5%)보다도 높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대부분 기본 접종을 완료한 지 6개월이 지나 백신 효과가 떨어진 상태다. 그런데 80대 이상은 60·70대보다 서둘러 부스터 샷 접종에 나서면서 백신 감염 예방 효과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부스터 샷을 대대적으로 맞힌 이스라엘에서 한 연구진이 조사한 바로는 부스터 샷은 감염 예방 효과를 11배 높이고 중증 예방 효과도 20배 증가시킨다. 부스터 샷을 맞으면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확진 후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낮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코로나 확진자 36만2083명을 분석한 결과, 부스터 샷까지 접종받고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는 미접종 확진자에 비해 중증화율이 91.5% 낮았다.

방역 당국은 “80대 이상 확진자 급증세가 완화되는 건 요양병원·시설 등 취약 시설을 중심으로 추가 접종을 마친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60세 이상 다른 연령대에서도 추가 접종에 더 많이 나서면 고령층 환자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