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형병원을 일컫는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빅5 병원은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을 말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오는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대전협과 이들 병원 대표들은 전일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긴급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은 빅5 병원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앞으로 전공의가 근무하는 전체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사직서 제출 참여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빅5′로 불리는 5대 대형병원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은 37%에 달한다. 이들 병원에 이어 전국의 다른 병원 전공의들도 집단 사직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응급 당직의 핵심을 맡는 만큼 이들이 집단으로 의료 현장을 떠나면 ‘의료 공백’이 커지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극심할 것으로 우려된다.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대한 전공의 집단행동 때도 전공의 80% 이상이 의료현장을 이탈해 혼란이 극심했다. 결국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
정부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것까지 고려하겠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상태다. 복지부는 전공의 등이 의료 현장을 떠나는 집단행동을 하면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할 계획이다.
의협은 전날 전국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오는 17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투쟁 방안과 향후 로드맵을 논의해 결정한다. 전 회원을 대상으로 집단행동 찬반을 묻는 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올해 3058명인 의대 정원을 2025년도 입시부터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겠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게 된다.
국민들은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다. 보건의료노조가 작년 12월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85.6%는 ‘의협이 진료 거부 또는 집단 휴업에 나서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