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영장을 재발부한 가운데, 지난 8일 오후 보수 단체 회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진보 단체 집회 구역에서 윤 대통령 지지·응원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이 ‘진보·보수 간 갈등’을 가장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사회 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중 9명꼴로 정치 영역에서의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여겼다.

응답자의 92.3%가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82.2%), ‘노사 갈등’(79.1%), ‘빈부 갈등’(78%),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갈등’(71.8%), ‘지역 갈등’(71.5%) 등 순이었다. 10년 후 심각해질 사회 갈등도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이 87.66%로 가장 높았다.

정치 영역의 갈등은 다른 사람과의 교제 의향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함께 시민·사회 단체 활동을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71.4%,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연애나 결혼을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58.2%로 높게 나타났다. ‘정치 성향이 다른 친구·지인과 술자리를 같이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33%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정치계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다. 응답자 56%가 갈등 해결 주체로 ‘중앙·지방 정부’라고 답했고, 이어 국회·정당(22%), 국민 개개인(9.2%), 언론계(4.5%), 시민·사회 단체(3.3%), 기업(3%), 교육계(1%), 종교계(1%) 등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