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혼부부 사이에서 예식장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공 예식장’을 대안으로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공공 예식장도 선호도가 높은 곳은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대관료가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꽃 장식과 비품비, 식대 등을 고려한 총비용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오후 서울 공공 예식장 상담 센터를 통해 ‘예향재’와 ‘북서울꿈의숲’ 예식 가능 일정을 문의했다. 예향재는 한옥, 북서울꿈의숲은 야외 예식 형태여서 예비 신혼부부들의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상담 직원은 “예향재는 올해 예약이 모두 마감됐고, 내년 9월 27일 한 자리가 남아 있다”고 했다. 북서울꿈의숲도 올해의 경우 6월 29일과 11월 16일, 내년 6월 28일 등 예약 가능한 날짜가 한정적이었다. 8월도 예약이 가능했지만, 야외 예식 특성상 한여름은 선호도가 떨어진다. 마찬가지로 야외 예식 형태여서 예비 신혼부부가 몰리는 서울한방진흥센터 야외마당도 결혼 성수기인 올해 9~11월과 내년 3~5월은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최모(36)씨는 “내년 봄 결혼을 목표로 야외 웨딩이 가능한 곳을 알아봤는데, 대부분 마감돼 민간 예식장도 함께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가격도 파격적으로 저렴한 수준이 아니다. 24곳의 공공 예식장을 운영 중인 서울시는 공공 예식장 표준 가격안을 통해 실속형 959만원, 기본형 1115만원, 고급형은 1321만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기본 진행비가 150만원, 꽃 장식이 150만~350만원, 비품비가 159만~171만원, 하객 100명의 피로연 비용이 500만~650만원이다.

그런데 민간 예식장처럼 하객을 200명으로 가정하면, 가격이 비슷해진다. 북서울꿈의숲의 경우 하객 200명, 뷔페식으로 피로연을 진행할 경우 최대 2135만원의 견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결혼 서비스 실태 조사를 통해 발표한 서울의 예식장 이용 평균 비용 2115만원(대관료·식대 등을 포함한 총 금액)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공공 예식장을 고려하는 신혼부부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 지적이다. 공공 예식장이 민간 예식장에 비해 가격적 이점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는 결혼식 1건당 비품 비용을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공공 예식장 예약을 고려하던 강모(34)씨는 “대관료가 무료라서 민간 예식장에서 하는 것보다 비용을 크게 아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높아 놀랐다”며 “주차나 식사 등이 불편할 수 있고, 행사 준비 등에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아 차라리 민간 예식장으로 할까 고민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