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생겼다’ ‘예쁘다' 학대 피해 아이도 품평하는 사회  2020년 11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한 아기의 사진과 입양 아동 학대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아기의 이름은 정인. 입양되기 전에 환하게 웃던 정인이는 입양 이후 학대로 인해 멍들고 야윈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애도의 말이 쏟아지고 9만명 넘게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참여하며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죠. 하지만 피해 아동을 외모 비하로 한번 더 짓밟는 무례한 말들이 뒤따랐습니다. "볼수록 못 생겼다", "그냥 처음부터 못 생겨서 그런 것 같은데…." 
지난달 경북 구미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 사건 때는 한 언론사가 아이의 생전 얼굴을 공개하며 '너무 예쁜데 왜 이런 일이…'라고 제목을 달았습니다. 아이가 인형처럼 예뻐서 더 가슴 아프고, 그렇지 않아서 덜 가슴 아픈 건가요. 
이탈리아 작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그림책 '유리 소녀'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예쁜 소녀 '지젤'의 이야기입니다. 빛을 내며 반짝이는 지젤을 향해 "어쩜 저리 아름다울까!" 칭찬하던 어른들은 그 투명함 때문에 어른들이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 드러나자 "그런 끔찍한 것들을 내보이다니 부끄럽지 않니?"라고 비난합니다. 함부로 판단하는 어른들의 무례한 말에 아이의 마음은 산산조각납니다. 
요즘 아이들이 셀카를 찍을 때 하나같이 엇비슷하게 깜찍한 모습의 필터 뒤로 숨는 것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못생겼다는 막말도, 예쁘다는 무례한 말도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우리 사회도 외모 품평 표현의 폭력성에 좀 더 민감해지길 바랍니다. 그림책 전문가 이현아 서울 개일초 교사가 가족 간 대화를 더 풍성하게 할 '함께 읽는 그림책' 첫 연재에서 들려드리는 이야기입니다.

💎 내 나이에서 최고의 삶 만들어 가기  지난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국민 4명 중 1명은 60대 이상입니다. ‘길어진 나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전에 없던 구체적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뇌가 굳는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인지과학 연구자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노후가 이렇게 길어진 신인류의 시대에 인생의 모든 단계를 보는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1980년 한국 인구의 중위 연령은 21.8세였으나 2020년에는 43.7세로 높아졌습니다. 마흔 살이 돼도 전체 인구 연령의 중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젊은 나이라는 뜻입니다.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머지않아 90세를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른 선진국에서 50여 년에 걸쳐 이루어진 고령화가 한국에서는 20년이 안 되는 기간에 이루어졌습니다. 노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복지 제도나 경제적 요인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 또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뇌는 어릴 때 형성되고 그 이후에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아주 낡은 이론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뇌가 유연하게 변한다는 뇌가소성에 대한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도 신체적 운동과 새로운 경험은 뇌를 발달시키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킵니다. 한 예로 미국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60세 이상 성인이 1년간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했을 때 해마의 부피가 2% 증가했고 기억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네요. 해마는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위입니다. 연구자들은 이런 변화가 뇌의 노화로 인한 신경세포의 감소를 1~2년 되돌리는 격이라고 설명합니다. 활발한 운동과 새로운 경험, 긍정적인 삶이 뇌의 노화를 막는 것입니다.
 
💎 아내 탓, 전 정권 탓, 부동산 사장님 탓  “원래 선진국에선 젊은 사람들이 수도(首都)에 집을 못 사요.” 작년 여름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하고 각종 부동산 입법을 강행할 때, 집값 폭등의 문제들을 지적했더니 한 여당 의원이 이렇게 말했다네요. 여권 인사들의 시각을 종합하자면 이렇습니다. ‘소수의 부자가 부동산을 틀어쥐고 집값을 올리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그래서 각종 대책을 다 시험해봤는데, 예상과 달리 효과는커녕 부동산 값만 폭등했다. 하지만 그건 딱히 우리 책임이 아니고, 글로벌 자금 유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부동산으로 제 몫을 쏠쏠하게 챙겨간 사람들이 여럿 나왔지요. 청와대 어느 인사는 관사에 살면서 ‘영끌’한 돈으로 재개발 예상 지역에 상가를 샀고, 사람들이 비판하니 ‘아내 탓’으로 돌렸습니다. 정책 실패를 짚으면 너나 없이 ‘전 정권 탓’을 했고요. 급기야 내 집은 제값 받고 전세 놓으면서 남의 집은 싸게 내놓도록 요구했습니다. 왜 그랬냐고 하니 통장에 있는 목돈 얘긴 빼놓고 ‘상황 탓’을 하고 ‘부동산 사장님 탓’을 합니다. 왜 자꾸 남 탓만 하냐고 따지면 마지막 레퍼토리는 똑같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본질은 간단합니다. 정권 인사 누구도 부동산을 통한 돈벌이를 스스로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일반 국민에겐 당신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겁니다. 여론독자부 최연진 기자는 "가끔 그들에게서 ‘진심’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며 부동산 정책의 핵심에 있는 어느 인사의 말을 떠올립니다. “오늘 당장 집 사세요. 무조건 오늘이 제일 싸요.”
 
[함께 읽는 그림책] ‘너 참 예쁘다’라는 무례한 말

💬 아이들은 왜 사진을 찍을 때 필터를 써서 얼굴을 가릴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자신의 외모를 평가하는 무례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다. 우리 사회가 외모를 품평하는 표현에 담긴 폭력성에 조금 더 민감해졌으면 한다. 못생겼다는 막말이나 예쁘다는 무례한 말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말하자. 죽은 피해 아동에게도, 그리고 지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아이에게도.
[광화문 포럼] 이제 일흔 살이신데, 5년 후 목표는 뭔가요?
💬 나이 드신 분께도 열심히 물어보자. “내년에 무슨 계획이 있으세요?” “5년 후에 목표가 뭔가요?” 미래에 대한 준비는 현재의 삶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목표를 추구할 때 나이 듦이 멋질 수 있다. 지금이 가장 멋진 뇌를 가진 날이 될 것이다. 내 나이에서 최고의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기자의 시각] “집 사세요, 오늘이 제일 싸요”
💬 본질은 간단하다. 정권 인사 누구도 부동산을 통한 돈벌이를 스스로 포기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일반 국민에겐 그러면 안 된다고 한다. 가끔 그들에게서 ‘진심’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부동산 정책의 핵심에 있는 어느 인사의 말이 떠오른다. “오늘 당장 집 사세요. 무조건 오늘이 제일 싸요.” 어처구니없는 남 탓보다는 이런 솔직한 ‘고백’이 차라리 덜 피로할 것 같다.
[사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이 광적인 與 선거운동
💬 보궐선거를 앞두고 ‘뉴스공장’은 매시간 야당 후보 공격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왔다. 여당 후보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다. 방송이 아니라 대놓고 여당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TBS는 시민 세금이 전체 세입의 70%로 한 해 350억원이나 된다. 세금 지원이 없는 일반 방송도 이런 편파 방송을 하면 안 되는데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이 어떻게 이런 여당 선거운동을 하나.
[만물상] 중국·러시아 백신
💬 국내에도 중국 백신은 몰라도 러시아 백신은 검토해볼만하지 않느냐는 전문가들이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얼마 전 “러시아 백신을 포함해 검토는 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상세한 임상 자료 공개와 검증으로 먼저 국민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준 다음에나 가능한 일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은 그나마 지도자의 관심과 결단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 알 수 없는 이유로 백신 확보 시기를 놓치고 국민들에게 방역만 다그치는 우리나라 리더십과는 차이가 있다.
[김대중 칼럼] 선거에서 이겨도 사회권력을 못 얻으면
💬 현재 좌파 정권은 정치권력뿐 아니라 사회권력까지 장악하고 있다. 아니, 문 정권을 사실상 떠받치고 있는 것은 586운동권 청와대와 180석 국회 등 정치권력이 아니라 민노총, 전교조, 참여연대, 민변 등으로 대표되는 사회권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권력은 우리 사회의 각종 ‘부조리’와 지난 역사의 불우한 고비를 소재로 각종 연대, 위원회 등을 만들어 그 수장(首長)을 독차지하고 조직을 활성화해왔다. 외교·안보와 경제는 물론 환경, 위안부, 8·15, 4·3, 사드, 세월호 등을 계기로 수많은 단체가 만들어졌다. 이들이 음으로 양으로 좌파 세력 집권에 동원됐고 집권 후에는 후(厚)한 논공행상이 이어졌다. 김상조·박주민씨 등 참여연대 출신들의 출세가 그 단편적 예(例)이다.
[동서남북] “나는 탁상 위의 전략은 믿지 않는다”
💬 대통령이 연초에 연합훈련 중단을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김정은이 싫어하니 하지 말자고 했다. 통일부 장관, 여권 국회의원 35명도 같은 말을 한다. 이제 연합훈련 때 실기동 훈련이 병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정은이 다시 ‘허락’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 때 이길 딱 한 가지 방법은 평소 ‘실기동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적마저 존경했던 2차 대전 최고의 명장 롬멜은 “나는 탁상 위의 전략은 믿지 않는다”고 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과신했다간 현대판 조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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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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