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논의가 작년에 이어 다시 뜨겁다. 정부는 올해 입학 정원인 5058명 한도로 2026년 정원을 각 대학에 자율로 맡기는 방안 등을 놓고 막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을 정할 때는 고질적인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 체계는 수도권에 의료 인력과 기관이 집중돼 있다. 비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단순히 의사 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지역별 의료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건강보험 수가의 지역 특성 반영 미흡, 의료 인력의 수도권 선호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이로 인해 비수도권 지역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광역자치단체는 지역 인구 구조, 질병 발생 패턴, 의료 인프라, 주민 건강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 수요를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료 인력 규모를 파악해야 한다. 이후 해당 지역 내 의대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해 지역 의료 필요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는 보건소, 지방의료원, 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지역 의대, 주민 대표, 병원 및 의사 대표 등이 참여해야 한다. 이들은 지역 의료 현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 인력 수급 계획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의대와 지역 의료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고, 진료 의뢰 체계를 내실화하며, 의료와 돌봄 간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 의료 인력이 해당 지역에 정착할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중앙정부와 건강보험공단 중앙본부는 광역자치단체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과 관리 운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열악한 지역에는 재정을 지원하고, 의료 접근성의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조정과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의료 인력의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지역 의대 학생과 의료 인력에 장학금과 근무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지역 병원의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해 수도권으로의 인력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지역 의료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대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중앙정부는 지역 의료 체계의 완결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모든 국민이 전국 어디서나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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