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LH의 5층짜리 공공임대주택을 둘러본 뒤 “내 집과 차이가 없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고 했다.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연립주택과 빌라 공급 위주의 전세 대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진 의원이 골프 연습장과 사우나 시설 등을 갖춘 서울 중심지 역세권의 신축 유명 브랜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자기는 아파트에서 살면서 서민에겐 너희는 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냐”는 비판글이 쏟아지고 있다. 프랑스 혁명 때 굶주린 백성들에게 “빵이 없으면 브리오슈(귀족들이 즐겨 먹던 빵)를 먹으라”고 했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빗대는 ‘마리 진투아네트’라는 비아냥까지 들린다.
이 정권 사람들이 부동산에 대해 이중성을 드러낸 적이 한두 번 아니다. 문 정부 초반 청와대 정책실장은 “내가 강남에 살아보니,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이유가 없다”고 해 국민의 공분을 샀다. 국토부 장관은 “집 두 채 가진 분들은 파시라”고 해놓고 청와대 수석들과 장차관들은 다주택을 껴안고 수십억씩 시세 차익을 누렸다. 친여 방송의 김어준씨는 서울 부자 동네에 2층 단독주택을 갖고 있으면서 “여인숙에서 1년, 2년 사시는 분들이 있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 절반이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35%는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연립·다세대 주택은 겨우 10%대 초반이다. 진 의원 말처럼 아파트가 연립주택 같은 다른 공동주택과 아무 차이가 없다면 왜 많은 사람이 아파트로 몰리고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겠나.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서울에 신축 아파트 공급을 억제한 것에서 비롯됐다. 기왕이면 새 아파트에서 사는 것이 기본 욕구인데 그걸 억지로 막으니 집값이 들썩이는 것이다.
자신들은 살기에 편리하고 가격이 계속 오르는 아파트를 포기할 생각이 없으면서 국민에겐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한다. “내가 바담 풍 해도 너희는 바람 풍 하라”는 식으로 국민에게 권하는 말과 자신들의 행동이 딴판이다. 정권을 책임진 사람들이 이처럼 앞과 뒤가 다르게 처신하니 국민이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