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억6069만원으로 한 달 새 2390만원 올랐다. 2011년 6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가계 평균 소득 5개월치를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마련할 수 있는 돈이다. 서울 송파구(4574만원), 강남구(4270만원) 등 지역 전셋값은 서울 평균치의 2배 수준 상승 폭을 보였다. 서울 일부 한강변 아파트 단지에선 전셋값이 ‘평당 1억’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월급쟁이가 저축해서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을 까마득히 벗어났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이 올 1월 4억4643만원에서 11월 5억3909만원으로, 1년도 안 돼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연봉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도 소득의 20~30%도 저축하기 힘든데 1년에 1억씩 오르는 전셋값을 어떻게 마련하나.
서울뿐 아니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3억1066만원으로, 한 달 새 1545만원 오르며 처음으로 3억원을 넘어섰다. 울산 전셋값도 11월 한 달 동안 1000만원 넘게 올랐다. 전세 품귀와 전셋값 폭등은 월세까지 끌어올려 서울 강북 30평형대 아파트가 보증금 1억원, 월세 400만원까지 치솟는 등 월세 수백만원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전세 대란이 월세 대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정부·여당이 강행한 임대차법이 무주택 세입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토부 장관은 전세 대란 원인을 “저금리와 가구 수 증가 탓”이라고 우기며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맹탕 전세 대책을 내놓은 경제부총리는 집값 급등에 대해 “매수 심리 진정세가 주춤한 양상”이라고 한다. 실언을 한 줄 알았더니 말장난이라고 한다. 끝까지 우기고 강변하는 이 정권다운 말장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