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을 언제 얼마나 공급할지 국민이 모르는 깜깜이 백신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정부가 15일 3분기 백신 공급 일정을 내놓았다. 7월 16일부터 8월 말까지 3500만회분, 9월에는 약 42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 합치면 9월 말까지 9850만회분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백신의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6월 코로나 사망자의 99.2%가 백신 미접종자들이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이르는 경우가 제로에 가깝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제때 백신 확보를 못해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15일 현재 1차 접종은 1584만명(30.8%), 2차까지 접종 완료는 618만명(12.0%)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K방역을 자화자찬하면서 방심하는 사이 백신 접종이 뒤처져 있던 일본은 31.1%의 백신 1차 접종률을 기록해 우리를 추월했다.
현재 정부의 목표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인 36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완료하고 11월 2차 접종까지 완료해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11월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는 하루 100만명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의료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의료 기관이 3만3000곳 있는데, 다른 백신 접종 때처럼 2만 곳이 참여해 하루 100명씩 접종할 수 있고, 대형 병원은 하루 수백 명씩, 전국 283개 접종센터에서는 하루 1000명씩 접종 가능하다. 방역 당국도 하루 150만명까지 접종 가능하다고 했다. 백신별로 다른 접종 간격 등 실무적인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한 달 정도면 충분히 약 4000만회분 접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 발표대로 9월까지 985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면 국민의 70%에 2차 접종 목표를 11월까지 미룰 이유가 뭔가. 정부가 9월까지 백신 9850만회분 공급을 확정 발표한 만큼, ’11월까지 전 국민 70%에 2차 접종' 목표를 9월 말~10월 초까지로 앞당기고 총력전을 펴야 한다. 백신 공급 일정이 나왔으면 현재 언제 백신을 맞을지 몰라 불안해하는 20~40대들에게 언제쯤 접종이 가능할지 일정도 제시해야 한다. 지금 백신 접종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문제는 결국 백신이 제때에 약속한 양만큼 들어오느냐이다. 백신 총력전도 여기에 달렸다. 국가적 교섭 역량을 모두 동원해 9월까지 9850만회분 도입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이마저 공수표로 드러나면 국민 인내는 한계에 이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