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990명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2222명을 기록한 데 이어 사흘째 2000명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복절 연휴에 도심 집회와 피서 인파 등으로 대규모 인구 이동까지 있을 경우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위험도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는데도 좀처럼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우리 사회에서는 이제 코로나 대응을 달리하자는 목소리가 두 가지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델타 변이로 상황이 달라졌으니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 위주로 방역 체제를 바꾸자는 목소리다. 코로나 종식을 포기하고 코로나와 공존하는 ‘위드(with)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자는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확진자 수가 줄지 않으니 방역 체계를 지금보다 더 강화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두 주장 모두 현실적이지 않다.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가기에는 우리나라 접종률이 너무 낮다. 13일 현재 1차 42.8%, 완료 17.4%의 접종률 정도에서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갈 경우 확진자가 쏟아져 나와 위중증 환자 관리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자영업자 등의 고통과 국민의 피로도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방역의 강도를 높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진퇴양난인 것이다.
지금은 오직 백신 접종을 늘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영국이나 싱가포르가 코로나와 공존을 선언한 것은 높은 백신 접종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영국은 1차 69%, 완료 59%, 싱가포르는 1차 76%, 완료 68% 접종률로 인구의 3분의 2쯤이 접종을 마쳤다. 다행히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위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우리는 접종률이 일정 수준에 오르기까지 오직 백신 접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백신을 많이 맞추고 난 다음에야 코로나와 공존이든 방역 변경이든 결정할 수 있다. 이것이 정부가 백신 조기 확보에 실패하면서 백신을 빨리 맞고 싶어도 없어서 못 맞는 우리 국민들의 숙명이니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