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2236> 국군대전병원 앞에 걸린 '성폭력 예방' 현수막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해군 여성 중사가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를 한 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중사의 빈소가 마련되는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 앞에 전군 성폭력 예방 특별 강조 기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1.8.13 walden@yna.co.kr/2021-08-13 15:37:31/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육군 22사단장이 성추행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2차 가해를 했다는 이유로 보직 해임됐다고 한다. 지난달 부대 간부 교육에서 부대 내 성추행 사건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넓은 최전방 지역을 맡은 22사단에선 창설 후 지금까지 사단장 8명이 해임됐다. 지난 10년 동안 임기를 못 채운 사단장이 임기를 채운 사단장보다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별들의 무덤’이란 소리까지 듣지만 대북 군사 작전에 실패해 물러난 경우는 없다. 대부분 크고 작은 군기 문란 사건 때문이었다. 지난 3월에도 북한 주민의 해상 귀순을 발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단장이 물러났다. 이제는 성추행 2차 가해로 사단장이 해임됐다. 공군과 해군에서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진 것이다.

취임 1년도 안 된 국방장관이 7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전 세계에 없을 것이다. 성추행 사망, 부실 급식, 코로나 집단감염 등 대부분 군 기강 문제들이었다.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지난달 논의한 핵심 의제도 군내 성추행 문제였다. 시위대와 취객에게 군 부대가 뚫려 국민을 어이없게 하더니 이제는 성추행이 군의 최대 과제가 됐다.

정작 군의 존재 이유인 국방 안보는 어떻게 되고 있나. 이 정권 들어 ‘군사력 아닌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고 선언한 군이다. 마지못해 하는 한미 훈련도 대폭 축소해 컴퓨터 게임처럼 하고 있다. 이러니 “지금 군의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성추행범”이란 소리까지 나온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자국 군대가 스스로 싸우지 않는 전쟁을 미국이 대신 싸워줄 수 없다”고 했다. 우리 군을 아프간 군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군의 기강과 현실만 보면 ‘설마가 사람 잡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는 걱정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