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른 주요국의 코로나 사망률은 내려가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가 분석한 지난 1일 기준 우리나라의 코로나 사망률은 1.46%로, 주요 국가(미국, 영국, 독일, 일본, 싱가포르) 중 가장 높았다. 같은 날 기준 영국(0.3%)과 싱가포르(0.32%) 사망률은 한국의 5분의1 수준이었고 독일(0.6%), 일본(0.94%)도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미국도 치명률 0.96%로 한국보다 낮았다. 지난 1일은 우리나라가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지 한 달째인 날이었다. 정부가 얼마나 준비 없이 일상 회복을 밀어붙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7일 우리나라 위중증 환자는 774명으로 거의 매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전날 집계한 신규 확진자 수는 4954명으로 월요일 기준으로는 첫 4000명대 기록이자 최다 수치였다. 앞으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전날 집계한 사망자 수도 64명으로 역대 둘째로 많았다. 정부가 대통령까지 나서서 확진자 5000명, 1만명에 대비하고 있다고 장담했지만 감염병 대응의 기본인 병상 확보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그 결과가 사망자 수와 사망률 국제적 비교로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전날 집계한 사망자 64명 중 61명이 60세 이상이었다. 병상 확보 등 준비 부족과 함께 걱정인 것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주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예방 효과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각종 통계와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초기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진 탓에 우리나라 60대 이상은 다른 나라에서 쓰지 않거나 쓰다가 접은 AZ백신을 주로 접종했는데 그 결과가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정부의 백신 정책 실책이 지금 상황을 초래한 이유 중 하나일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쌓이면 어떤 치명적 결과를 부르는지 이처럼 잘 보여주는 사례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