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5일 현재 미국 코로나 상황 그래프. 1월 중순 하루 확진자 80만명선까지 치솟았으나 15일 현재 15만명 수준으로 내려왔다. 한국은 15일 9만명까지 치솟았으나 미국처럼 정점에 도달하는것이 언제가 될지 막연하다.

코로나 확진자가 9만명을 넘어섰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9만명도 착시(錯視) 현상이자 일종의 조작”이라고 했다. 밀접 접촉자 추적 검사를 포기하고 고위험군·고령층만 PCR 검사를 받도록 한 조치가 확진자 숫자를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PCR 검사 능력은 최다 하루 85만건인데 지난 1주일간은 검사를 평균 41만건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실제 국내 확진자는 발표의 2~5배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는 적게 봐도 이미 20만명 안팎이라는 것이다. 수리과학연구소는 3월 초 36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그런데도 방역 당국자들은 사적 모임 6명, 영업 마감 시간 오후 9시의 현행 거리 두기를 18일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말해왔다. 김부겸 총리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겠다”고도 했다. 확진자는 늘고 있지만 위중증은 300명대 초반으로 여유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위중증과 사망은 확진자 추세를 2~3주 간격으로 따라가기 때문에 조만간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섣불리 방역을 완화했다가는 의료 체계가 버티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현재도 병원들 상황은 아슬아슬하다. 의료 기관 곳곳에서 원내 감염이 잇따르면서 의료진 격리, 응급실 폐쇄, 수술 연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은 지난달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후 확연한 감소 추세다. 미국은 하루 80만명이던 것이 15만명 선으로, 영국은 18만명에서 7만명대로 떨어졌다.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인구의 23%, 영국은 27%다. 이런 자연 감염에다 백신 접종이 가세해 전체 인구의 면역력이 상승하면서 안정 국면으로 가고 있다. 반면 우리는 누적 확진자(155만명)가 인구의 3%밖에 안 된다. 백신 2차 접종률이 86%로 높지만 오미크론이 면역 회피 능력이 큰 데다 백신의 면역 지속 기간도 길지 않아 과연 언제쯤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을지 막막한 상황이다.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가 앞으로 한두 달 사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이 한두 달이 아주 힘든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18일로 예정된 거리 두기 조정에 대해 방역 완화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 이상 강압적 거리 두기를 끌고 갈 수는 없다. 의료진의 고생과 자영업자들의 희생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방역을 완화하더라도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기에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작년 11월 ‘위드 코로나’ 때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