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쿼드(Quad)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한국이 참여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미 CSIS 빅터 차 수석 부소장이 밝혔다. 미국이 참여 요청을 한 적이 없다는 우리 정부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본지 기고 칼럼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의 쿼드 참여를 염두에 두고 문재인 정부의 의사를 타진했으나 한국 정부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다고 했다. 오히려 “제발 우리에게 동참을 요구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국으로 구성된 쿼드는 아시아 주요 민주국가들로 구성한 안보 협의체다. 미국이 대외 정책 초점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맞추면서 가장 빈번하게 가동하는 대화 채널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각료 회의를 개최하기에 앞서 쿼드 소속 일본, 인도, 호주 정상들과 긴급 화상 회의를 가진 것이 좋은 예다.
쿼드 참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국제사회 현안을 의논하는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나라의 안전을 보장받는 든든한 방패를 갖추는 것인 동시에 국가 위상이 제고되는 것이다. 민주 진영에 속하는 아시아 모든 국가는 쿼드 참여를 희망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미국은 한미 관계를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전의 핵심 축(linchpin)”이라고 표현해 왔다. 그런 상대를 아시아 안보 협의체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외교부는 쿼드 참여 문제가 나올 때마다 “참여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는 설명을 반복해 왔다. 빅터 차는 “문재인 정부의 이런 발언은 진실을 감추고 있다”고 했다. 궁금한 것은 미국이 문 정부에 초청장을 전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문 정부는 왜 쿼드에 참여하겠다고 미국에 요청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동이 걸린 쿼드에 대해 강경화 전 외교장관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했다. 아시아의 민주 진영 핵심 대화 채널에 포함되는 것을 왜 꺼리는지 정부는 솔직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