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지방선거에서 17시·도 가운데 13곳에서 친(親)전교조 성향 좌파 교육감 후보가 당선됐다. 2018년 선거 때도 교육감 17명 가운데 14명이 좌파 성향이었다. 좌파 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이룬 데 반해, 우파 후보들은 난립해 표를 쪼개 가졌기 때문이다. 오는 6월 1일 치를 이번 지방선거도 비슷한 양상으로 가고 있다. 좌파 친전교조 진영은 단일화를 이뤘거나 단일화 작업을 착착 진행해가고 있다. 반면 우파 보수 진영에선 후보 단일화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특히 수도권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인천에서는 우파 후보 단일화 기구가 둘로 나뉘어 ‘단일화 기구의 단일화’부터 필요한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고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이재명 후보 득표율 격차가 0.7%포인트에 불과했다. 진영 간 유권자 세력 분포가 거의 엇비슷한 것이다. 게다가 교육감 선거에선 유권자들이 후보들이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투표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좌파, 우파 진영 단일화 여부가 당선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우파 후보들이 서로 ‘내가 나가겠다’는 고집으로 분열하면 친전교조 후보에게 당선을 갖다 바치는 거나 다를 바 없다.
좌파 성향 정부의 교육부와 친전교조 교육감 체제의 교육 현장에서 학력 평가가 제대로 치러지지 못하면서 학생들 학력 수준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코로나에 따른 등교 수업의 장기 공백으로 교사의 학생 관리도 부실해져 공부 잘하는 그룹과 못하는 그룹의 학습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서 알 수 있듯 사교육 의존도는 뚜렷하게 늘었다. 열정을 가진 교육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학교와 교사들을 독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좌파 교육감들은 학생 실력 향상보다는 전교조 집단의 이익 보호에 더 신경을 써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선거운동 때 자신을 도운 전교조 출신 등 해직 교사들을 특혜 채용했다가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했다.
좌파 후보들은 현직 교육감의 프리미엄을 갖고 재출마하는 경우가 많다. 우파 진영이 분열해 단일화를 못 이룬다면 전체적으로는 우파 진영이 표를 더 많이 얻고서도 선거를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우파 후보들이 4년 전, 8년 전 똑같은 일을 겪었으면서도 서로 자기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으로 다툰다면 정말 이기적이고 머리가 모자라는 집단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