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6·1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 진영 일부 후보가 재단일화 합의 서명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박선영·이주호·조전혁 예비후보. ⓒ 뉴스1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 등록을 4~5일 앞두고 중도·보수 진영의 이주호 후보가 사퇴하고 박선영·조전혁 후보는 단일화하는 데 합의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보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는데 박·조 후보가 이 후보의 단식 현장을 찾아 단일화를 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반면 다른 중도 보수 후보인 조영달 후보는 “박·조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지면 재단일화를 하겠다”며 이번 단일화에 참여를 거부했다. 아직 반쪽짜리 단일화인 셈이다.

조영달 후보는 지난 2018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도 단일화를 거부하고 끝까지 완주해 조희연 교육감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줬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지난 3월 교육계 원로들의 후보 단일화 시도에서 이탈한 데 이어 이번 2차 단일화 시도에도 참여를 거부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 외에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교육감 선거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기 때문에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장에 가는 경우가 허다한 대표적인 ‘깜깜이 선거’다. 더구나 정당명(名)과 기호도 없이 치른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진영이든 단일화에 실패하면 표 분산으로 선거는 해보나 마나다. 지난 2018년과 2014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진영은 절반 이상을 득표했지만 표가 갈리는 바람에 진보 단일 후보인 조희연 서울교육감에게 교육감직을 잇따라 헌납했다. 그 결과는 학력 저하, 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극심한 혼란 등으로 학생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조영달 후보가 2018년과 똑같은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영달 후보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조 후보는 본인으로 단일화를 하지 않을 바에는 3선에 도전한 조희연 체제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가. 조 후보가 또다시 단일화를 거부하고 독자 출마한다면 조희연 체제 연장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또다시 희생된다면 그 책임을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