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이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현혹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약을 유통하거나 이를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20대 A씨 등 20명을 구속하고 8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운반책은 주로 20∼30대였으며 10대도 1명 있었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경남경찰청 제공/연합뉴스

필로폰을 투약한 14세 여중생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에 사는 이 학생은 필로폰 0.05g을 물에 타서 마신 뒤 아파트 계단 앞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동안 10대들이 연성 마약으로 분류되는 마약성 진통제나 대마를 투약한 적은 있었지만 필로폰 투약은 드문 일이다. 이 학생은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을 구매한 뒤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필로폰을 받았다. 판매자가 약속된 장소에 마약을 숨겨 놓으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인데 구매에서 투약까지 하루 만에 끝났다고 한다. 이젠 어린 학생들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마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충격적 사실을 보여준다.

이 학생은 “호기심으로 해봤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실제 최근까지도 트위터·텔레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는 마약 광고가 버젓이 올라 있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들이 쉽게 마약에 접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경찰에 적발된 10대 마약사범은 294명으로 4년 전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사범이 약 5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심각한 문제다.

10대 마약사범 중엔 아예 ‘마약상(商)’으로 나선 경우도 있다. 지난 1월 인천 고교생 3명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등 마약을 사들인 뒤 웃돈을 붙여 되팔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중간 판매책까지 고용했다. 성인 마약상 흉내를 낸 것이다.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마약만 4억원대에 달했다고 한다. 앞으로 학교 교실도 마약에 뚫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

문제는 10대들의 마약 투약과 거래가 주로 인터넷을 통해 가상 화폐로 이뤄지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와 단속에 허점이 없는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일선 학교도 마약 예방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에게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