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성폭력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가 7월 개봉된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박 전 시장 측 인사들은 다큐에서 성폭력에 대해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피해자가) 그냥 마음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러난 사실과 전혀 다를 뿐 아니라 피해자에게 또 2차 가해를 가하는 내용이다.

국가인권위는 2021년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있었다”는 직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법원도 이듬해 박 전 시장 유족이 낸 인권위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도 박 전 시장 측 인사들은 불리한 내용은 빼고 그를 미화하는 영상과 인터뷰로 국가 기관의 객관적 조사와 법원 판결을 뒤집으려 하는 것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미화한 다큐메터리 '첫 변론'의 포스터

친야권 진영은 그동안 자기편 잘못은 숨기고 행적은 미화하는 다큐·영화로 끊임없이 문화적 분식(粉飾)을 시도해 왔다. 2017년 영화 ‘노무현입니다’는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대신 감성적 음악과 영상으로 노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 2022년 영화 ‘그대가 조국’은 조국 전 장관 아내가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징역 4년 확정 선고를 받았지만 그를 희생자로 포장했다. 다큐 ‘문재인입니다’는 측근들 입을 빌려 ‘경청과 인내의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으로 미화하면서 재임 중 실정(失政)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상대편에 대해선 사실을 왜곡하고 비하하고 악마화했다. 좌파 진영은 2012년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백년 전쟁’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하와이안 갱스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뱀 같은 인간’이라 폄하했다. 이 전 대통령이 미국서 여대생과 부적절한 관계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했지만 합성한 사진으로 만든 완전 거짓이었다. 박정희 시대 경제 성장은 미국의 원조 덕분이었다는 억지 주장도 폈다.

좌파 진영이 이런 문화 분식을 시도하는 건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제작비를 후원하고 영화 관람까지 해주니 자기들 입맛대로 다큐를 만들 수 있다. 다큐가 역사적 진실을 담고 사실관계에 충실하다면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팬덤에 기대어 사실을 왜곡하고 자기편만 미화한다면 다큐가 아니라 혹세무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