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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에 수출·입을 기다리는 컨테이너 모습. 2019.8.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지난해 교역 품목 가운데 수출 경쟁력이 없어 수입할 수밖에 없는 품목의 개수가 10년래 가장 많았다고 한다. 2013년 815개에서 작년엔 846개로 늘었다. 전체 교역 품목의 70%에 이른다. 반면 수출 경쟁력이 있는 품목은 401개에서 375개로 줄었다. 수출 경쟁력을 잃어 하나둘 경쟁국에 자리를 내주는 상품이 늘어가고, 이게 추세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우려된다.

수출 상위 10대 품목을 보면 경쟁력이 약화된 품목은 7개인 반면 강화된 품목은 3개뿐이다. 10년 전엔 우리 경쟁력이 없어 수입할 수밖에 없었던 품목이 석유가 포함된 광물성 연료 한 개뿐이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광학·정밀·의료기기가 수출 경쟁력을 잃고, 수입을 더 많이 하는 품목으로 돌아섰다. 기계류, 자동차, 선박 등 5개 품목에서도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다.

우리 수출 경쟁력 약화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두드러진다. 중국 기업에 경쟁력이 뒤져 수입을 더 많이 하는 품목은 10년 전보다 145개 늘어났다. 반대로 대중 수출 경쟁력이 있는 품목은 128개 감소했다. 전체 교역품목 대비 비율로 보면 10%p씩 중국엔 유리하고, 우리에겐 불리한 쪽으로 바뀌었다. 수출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는 무려 9개 품목에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다. 대중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밑돌고, 우리의 1~3위 무역 흑자 대상국을 오가던 중국이 22위로 떨어진 데는 이런 구조적인 요인이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의 20%를 담당하는 반도체가 9개월째 수출 감소를 이어가고 있는 게 큰 요인이긴 하다. 하지만 반도체 착시에 가려있는 우리 다른 산업의 경쟁력 실상을 제대로 봐야 한다. 중국은 이제 우리와 같은 수출 품목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고부가 가치 분야에서도 우리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산업 전반의 기술력을 높여 가치사슬의 상단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에 따라잡힐 수밖에 없다. 항공·의약 등 글로벌 시장은 크지만 우리는 소외됐던 분야도 적극 개척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