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BS 2TV '더 라이브'에 출연, 현 정국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KBS·뉴스1

KBS가 시사 프로그램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나란히 출연시켰다. 현직 대표들 출연이 안 되자 전직을 초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 피의자가 방송에 나와 “(민주당이) 검찰 독재 정권의 무지막지한 독단에 대해 싸워야 한다”는 등 정치 주장을 쏟아 냈다.

요즘 그는 검찰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두 번이나 검찰청에 나가 “나를 구속하라”고 외치고 결백을 주장하는 회견을 열고 있다. 돈 봉투가 전달된 것은 사실이고 그로 인해 득을 본 사람은 송 전 대표인데 무작정 ‘결백’하다고 한다. KBS가 이런 사람에게 30분 가까이 수사하는 검찰을 비난할 판을 깔아 줬다. 공영방송이 수사받는 피의자에게 이런 식으로 장시간 일방적 주장을 하게 해 준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앞서 KBS는 지난 4월 대통령 방미 기간 라디오 5개 프로그램 출연자를 일방적으로 야당 성향으로 채웠다. 여당 성향의 7배였다. 공영방송이 가장 멀리해야 하는 게 편파 방송인데 정반대로 했다. 대통령이 일본 국기에만 경례한 것처럼 허위 보도도 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간부들이 정권이 바뀌자 방송을 이용해 정치를 하고 있다.

앞으로 KBS의 이런 행태는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수신료 강제 징수를 폐지하려 하자 노조가 거의 ‘전쟁’을 선포한 지경이다. 직원 절반이 억대 연봉이고 이 가운데 30% 이상인 1500명이 무보직인 회사가 편파 방송을 하면서 수신료 강제 징수를 없앤다고 하자 편파의 도를 더 높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