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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참석한 한덕수 총리와 회담에서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말하기 전에 시 주석이 먼저 방한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본인이 방한할 차례라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가 중국 최고 지도자 자격으로 방한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이 마지막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과 2019년 방중했다. 문 정부는 시진핑 답방에 공을 들였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중국은 얼마 전까지도 시진핑의 방한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중 추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작년 대통령 취임식 축하 사절로 방한한 왕치산 당시 부주석도 윤 대통령에게 시진핑의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한국 대통령더러 세 차례 연속 중국에 오라는 얘기였다. 통상적인 양자 관계에선 한 나라 정상이 다른 나라를 일방적으로 연속 방문하지 않는다. 그런데 중국은 주권국을 상대로 외교 관례를 벗어난 비상식적 요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몇 달 전엔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해 “말 참견 말라” “불장난하면 타죽을 것” 등의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그랬던 중국의 태도가 최근 몇 달 사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 입에서 “시진핑 방한을 기대해도 좋다”는 언급까지 나왔다. 중국의 기류 변화는 한·미·일 정상이 3국 공조 수준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에 반발한 북·러가 무기 거래를 고리로 급속 밀착하는 국면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한·미·일 공조가 중국과의 갈등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고 북한 카드로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하지만 이것이 두려워 좌고우면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한국은 미·중 가운데 어느 하나에만 올인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운명을 지고 있다. 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한미 관계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한중 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원칙을 지키며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