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가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스페이스센터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SpaceX

우리 군이 지난 8일 발사한 정찰위성 2호기가 우주 궤도에 정상 진입해 교신에 성공했다. 몇 개월간 운용 시험 평가를 거친 뒤 대북 감시·정찰 작전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작년 12월 발사한 1호기와 다른 점은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전자광학(EO)·적외선(IR) 촬영 장비를 실은 1호기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구름이 끼는 등 악천후엔 성능이 제한된다. 반면 전자파를 사용하는 SAR은 날씨나 주·야간 할 것 없이 운용이 가능하다. 군은 내년까지 이런 SAR 위성 3기를 추가 발사할 예정이다.

군이 정찰위성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신속 대응하기 위함이다. 200대에 가까운 북 미사일 발사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한다. 정찰위성 외에 확실한 방법이 없다. 지금까지 우리 군의 독자적 감시·정찰 자산은 군사분계선 부근 상공에 띄우는 금강·백두 정찰기와 무인기 등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2018년부터 작년까지는 9·19 남북 군사 합의에 묶여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 사실상 미국의 정찰위성과 전술 정찰기들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군은 이것을 ‘한미 연합 자산’이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냉정하게 볼 때 미군 정보를 귀동냥해 온 것이다. 전시작전권 전환 역시 우리 군의 독자적 대북 감시 정찰 능력 없이는 어불성설이다.

이제라도 정찰위성을 확보하게 된 건 다행이지만 5기가 모두 작전 배치돼도 대북 감시 주기는 2시간 수준이다. 유사시 북한이 각종 미사일을 수십, 수백 발 발사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감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 당국은 2030년까지 초소형 SAR 위성 약 40기를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러면 감시 주기는 30분 간격으로 준다. 북한도 한미의 탐지·요격망을 피하기 위해 골몰하겠지만, 촘촘한 정찰 위성망을 구축하고 독자적 고고도 정찰 드론을 확보하면 실질적인 대북 억제력을 가질 수 있다. 순조로운 대북 정찰위성 확보는 우리 안보에 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