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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장악 2차 청문회에서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증언 거부 고발의 건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잇따라 열고 있는 국회 청문회가 호통치고 모욕 주고 시비 걸기 위한 정치 싸움판이 돼가고 있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장악 2차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에게 “건방 떨지 말라” “팔짱 끼고 답변하지 말라”며 고함을 쳤다. 심지어 “얼굴을 비비거나 웃지 말라”며 행동 하나 하나 시비를 걸더니 증언 거부로 고발을 의결했다.

전현희 의원은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국민권익위 간부의 사망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가 살인자”라고 했다. 앞선 이진숙 방통위원장 청문회에선 최민희 위원장이 이 위원장에게 “뇌 구조가 이상한 것 같다”고 했다. 인신 공격성 막말로 처벌받을 법한 일이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채 상병 특검법 청문회에서 군 장성들에게 “토 달지 말고 사과하라” “일어나 반성하고 들어오라”며 퇴장시켰다. 일부 의원은 “두 손 들고 서 있으라”고 했다.

민주당은 22대 개원 후 인사 청문회를 제외하고도 9차례의 입법·현안 청문회를 열었다. 채 상병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방송 장악, 검사 탄핵, 노란봉투법, 의료 사태 청문회 등 대부분 정쟁성이었다. 과방위에서 열었거나 열 예정인 청문회만 9건이다. 한동훈·김건희 특검 청문회와 검사 탄핵 청문회,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 등 앞으로도 끝이 없다.

청문회에서 정치적 다툼은 피하기 힘들지만 각종 의혹을 풀고 해법을 제시하는 기본적 역할은 해야 한다. 1988년 ‘5공 청문회’는 전두환 정권의 불법과 실정을 파헤치며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스타를 낳았다. 부인할 수 없는 팩트를 들이대며 증인들을 고개 숙이게 만든 ‘진짜 청문회’에 국민은 박수를 보냈다.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도 피해자 구제 특별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공격할 소재가 떠오를 때마다 요술방망이처럼 청문회를 꺼내들고 있다. 그런데 막상 청문회를 열면 아무 것도 밝히지 못하고 의원들 고함소리만 듣게 된다. 청문회를 열자고 아우성 친 야당이 비판 받거나 웃음거리가 되는 상황만 반복되는 지경이다. 청문회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제발 제대로 된 청문회를 하라. 국민도 그런 청문회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