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27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에 대한 권한쟁의 사건을 선고한다. 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 보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원칙적으로 최 대행은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 그러나 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을 강제할 수단은 없기 때문에 임명이 또 보류될 수도 있다. 최 대행은 작년 12월 31일 여야의 합의가 안 된 점을 문제 삼아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의 선출권이 침해됐다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었다.
마 후보자 문제는 25일 종결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 헌재가 국회 측 손을 들어줘 마 후보자의 헌재 합류의 길을 터주면 헌재는 마 후보자를 탄핵 심판에 참여시킬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참여할 경우 새로운 재판관이 사건 기록을 확인하기 위한 ‘변론 갱신 절차’가 필요해 탄핵 심판 선고가 늦춰질 수 있다. 극단적 정치 편향 논란이 제기된 마 후보자가 합류할 경우 윤 대통령 측에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헌재가 그동안 마 후보자 사건을 다른 사건들에 비해 더 서두르면서 공정성과 신뢰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헌재는 지난 3일 마 후보자 임명 보류 사건의 선고를 불과 2시간 앞두고 이례적으로 연기했다. 그의 임명보다 더 시급한 한덕수 전 대행 탄핵 사건은 시작도 안 한 상황에서 마 후보자 사건만 서두르다 탈이 난 것이다.
문형배 헌재 소장 대행이 지난 10일 마은혁 관련 재판에서 “국회 본회의 의결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느냐”고 묻자 나흘 뒤 민주당은 국회에서 ‘마은혁 임명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양쪽이 짜고 했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 수 있나. 이런 과정 때문에 헌재가 마 후보자 문제에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공정성과 신뢰를 담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헌재가 마 후보자 사건 선고를 서두르는 것은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재판관 6명 확보 차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심판 평의와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소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헌재가 심리가 다 끝난 뒤에 새 재판관 임명을 추진하는 것은 불필요한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